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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l 28. 2024

라벤더 향기 24

스치다.

 "아빠!"

분명 아빠였다.

젊은 모습이었지만 아빠였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안내인이 여울의 팔을 잡아끌었다.

 "아빠!"

다시 한번 여울의 외침에 옆 방 사람이 이쪽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릴 뿐 여울에게 시선을 맞추지 못했다.

 "아빠!"

 "저쪽에서는 이쪽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저쪽과 이쪽은 공간만 같을 뿐 시간이 다릅니다."

 "저는 보이잖아요. 아빠를 보고 있는데, 왜 아빠는?"

 "성주님의 명입니다."

그제야 여울은 조금 전 준비되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여울에게만 아빠를 보여주었을까.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순간, 여울은 성주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안내인의 팔을 겨우 뿌리치고 온 방향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울과 아빠의 몸이 겹쳐 스쳤다.

무언가 포근한 것이 닿았다가 사라졌다.

당황한 여울이 머뭇거리는 사이 안내인이 달려와 겨드랑이에 팔을 끼워 끌어당겼다.

 "성주님을 만나야 해요."

 "곧 만나게 되실 거예요."

 "아니에요. 지금 만나야 해요."

 "어서 가시지요."

 "아빠!"

여울의 외침에 저 앞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가 이내 사라졌다.

 "아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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