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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Sep 14. 2024

연꽃 향기 5

맛있는 식탁

 "다녀왔습니다."

수연은 할머니께 귀가 인사를 하고 재빨리 가방을 내려놓은 뒤, 제나처럼 짠한 눈으로 보는 할머니를 뒤로 하고 엄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 나 왔어."

 "잘 갔다 왔어?"

 "오늘은 날씨가 덥지 않았어. 이제 가을이 오려나 봐."

 "그래. 이제 곧 추석이니까 가을이 오겠네."

 "저녁 먹자."

도란도란 귀가 인사가 길어지는 모녀의 방으로. 할머니가 들어왔다.

 "엄마, 밥 먹으러 가자."

어느덧 중학생이 되어 키도 자라고 힘도 세진 딸의 몸에 기대어 엄마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한쪽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하는 엄마는 바깥 외출도 자유롭지 않았다.

하지만, 수연이 자라며 자처해서 조금씩 밖으로 잠깐 외출을 하곤 한다.



 식탁 앞에 앉은 삼대 모녀는 서로의 숟가락 위에 제일 맛있는 반찬을 하나씩 올려 주었다.

 <맛있다.>라는 말은 없지만 세 식구의 밥상은 늘 맛있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오늘 수업 어땠어?"

학교를 나서며 선배 유민이 물었다.

 "괜찮았어요. 분 반도 잘 돼서 수월하게 수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됐네. 여기 학생들 공부 열심히 해. 가르치는 보람이 있을 거야."

 "네."

수연은 수업 준비하며 생긴 걱정거리를 첫날 수업을 잘 마치고 홀가분해졌다.



  바로 가까이 있는 지하철역으로 향하며 수연은 괜히 두리번거렸다.

시강을 하러 오던 날의 마주침과 오늘 집을 나서며 부딪치듯 만난 유선우 때문이었다.

어쩌면 유선우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중학교 2학기가 끝나기 전 마지막 하굣길에 뒤따라오는 유선우의 자전거를 뿌리치고 15년이 지났다.

그래서 수연은 잘못 본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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