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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Sep 21. 2024

연꽃 향기 6

혼밥의 이유

 아직 수업이 힘들지 않아서 몸은 피곤하지 않은데 자꾸 마음 한쪽에서 스멀스멀 불안이 피어나고 있었다.

수연은 많이 늦지 않은 저녁이지만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서 집에서 밥을 해 먹자니 조금 귀찮은 생각이 들었다,

아주 잠깐 아침을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발걸음을 다시 반대로 돌려 근처 김밥집으로 갔다.

 "어서 오세요."

안으로 들어간 수연은 김밥과 라면보다 따뜻한 국물이 있는 밥과 국을 먹고 싶었다.

 "저, 육개장 주세요."

김밥집이 좋은 이유는 메뉴가 다양하고 맛도 그런대로 괜찮다는 것이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육개장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육개장 뚝배기에서 매콤한 냄가 흘러나와 뜨거운. 열기와 섞이자 수연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도 합세했다.

숟가락으로 빨간 국물을 떠서 조심스럽게 호로록 한 입 목구멍으로 내려 보냈다.

뜨거운 국물이 목을 타고 심장 근처까지 내려가자 지난 시간 한 조각이 목구멍으로 역류했다.






 "수연아, 밥 먹자. 이 육개장은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밥상이야. 그러니까 맛있게 잘 먹어야 엄마가 좋은 데로 ."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할머니는 수연을 달래어 밥을 먹이려고 이렇게 말했다.

열여섯의 수연은 엄마가 밥상 앞에 함께 앉아 있지 않은 상황이 너무 생경하고 이상했다.

식탁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위로와 격려의 눈빛으로 엄마의 마지막 밥상을 함께 하고 있었다.

 <맛있게 잘 먹어야 엄마가 좋은 데로 간다.>

수연은 넘어가지 않는 밥알을 꼭꼭 씹고 매콤한 국물을 조심히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렇게 육개장은 수연에게 특별한 음식이 되었다.

엄마가 보고 싶고 힘들 때 먹는 음식이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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