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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11. 2024

갈잎에 쓴 편지

여운이 머문 자리


갈잎에 쓴 편지



노란 은행잎이 비로 내리던 날

마주 보고 오던 시선을 피해

눈앞에 놓인 징검다리를

하나 남겨놓고 발을 헛디뎠어요.

다가갈 수 없다면

뒤로 물러서야 하지만

붙잡지 못한 마음이 스쳐

저 앞 흐려진 그림자에 꽂혔어요.

심장을 뚫지 못한 화살은

깃털마저 뿔뿔이 흩어져

민들레 홀씨처럼

흔적을 날려 보냈어요.

문 밖에 내놓은 마음이

시린 가을바람에 오들오들 떨다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문을 잠가버렸어요.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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