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유
# 1 민준우의 집
(거실의 탁자 위에 여름과 민준우 어머니의 레몬티 찻잔이 놓여 있다.)
(거실과 주방에는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무겁게 가라앉은 불안한 집안 공기 속에 민준우의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민준우의 어머니가 빨랫감을 들고 나온다.)
민준우의 어머니 (민준우의 방을 향해) 밥 먹어야지?
(민준우의 어머니, 답이 없자 민준우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고요한 흔들림이 집안에 감돈다.)
민준우의 어머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거실로 나온다.) 얘가 어쩌려고?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 2 민준우의 집 밖
(민준우의 집이 흔들리는 순간 여름도 느낀다. 밖에서 민준우의 방 불빛이 밝아졌다가 어두워지는 순간에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는 움직임을 직감한다.)
(대로 쪽으로 향하는 골목 입구에서 그림자를 감추고 여름이 숨을 죽이고 서 있다.)
(곧,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지며 여름을 스쳐가려 한다.)
여름 (모습을 드러내며) 지우야!
지우(민준우의 여동생. 굳어진 얼굴로 여름을 본다.) 여름 언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한 지우, 여름의 시선을 피하며 도망칠 기회를 엿본다. 민준우의 후드티로 얼굴을 가린 지우는 모른 척하려 애쓴다. 하지만 여름은 지우의 팔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준다.)
지우(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언니, 아직 안 갔어?
여름 (지우를 절대 놓지 않을 듯)응. 너 보려고.
지우 (난처한 듯 주위를 둘러본다.)
(그때 두 사람 곁으로 발소리를 죽이며 누군가 다가온다.)
지우 (여름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다가오는 그림자에 나지막이 부른다.) 오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