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왔다
오는 길도 모르고 가는 길도 모른다.
언제 오는 줄도 모르고 언제 가는 줄도 모른다.
다녀간다는 인사라도 하면 좋으련만
기별도 없이 왔다가 안녕이란 말은 고사하고
앞서나간 짐작이 온갖 억측으로
겨울이 오는 길만 열어 놓았다.
지나는 길목마다 이미 진을 치고
옷깃으로 냉랭한 인사가 깃든다.
덜커덕!
귀를 막고 문 앞까지 왔다는 말은
절대 듣지 않으려 했는데
기어이 인사를 하겠단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16년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시인입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가수 먼데이키즈의 음악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