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꽃이 피었다.
노란 꽃 아로새긴 쇠틀에
반듯반듯 짝을 맞춰 누웠다가
빨간 불꽃에 너도 나도
돌아누웠다.
속 깊이 불을 삼키고
못다 한 말에 입 막고
품은 마음은 더 깊숙이
뜨거운 꽃으로 피어났다.
바삭한 겉껍질 안에
부드러운 하얀 속살 감추고
또 그 안에 달콤한 붉은 입술
숨겨 놓았다.
호호 부끄러운 입맞춤에
나도 녹고
너도 녹는다.
갈색 잎 닮은 가을바람
붉은 마음 가린 하얀 눈보라
호호 수줍은 입김에
푸른 날 푸른 산새 소리
작렬하는 태양 아래 흰 파도
어느 하나 부러울 게 없다.
뜨거운 꽃 한 송이
종이봉투 안에 꼭꼭 품어
그립고 그리운 찬 밤에
그대 앞에 고이 놓아드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