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니? 너는.. 10

같은 상상

by 봄비가을바람

"아이는요?"

시준이 여운의 집으로 들어서자 여운이 말했다.

"아이요?"

"네. 같이 왔잖아요."

"무슨 말이에요?"

<이쯤 되면 싸우자는 거지.>

시준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죽까지 사 온 사람한테 시비를 거는 여운이 이해가 안 되었다.

물론 이런 자신은 더욱 이해가 안 되었다.

그때였다.

현관 한쪽에 세워져 있는 노란 우산이 눈에 들어왔다.

<참, 집에 있는 노란 우산 가져올 걸 그랬네.>

시준은 지난번 버스 정류장에 우산을 두고 가서 우산을 새로 산 것 같아 돌려주지 못한 게 괜스레 미안했다.

"우산, 새로 사셨나 봐요. 집에 있는데 가져 울 걸 그랬네요."

"네!?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이 우산 가져가세요."

"제가 왜요?"

"따님 우산이잖아요."



여운과 시준은 서로 한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두 사람이 함께 그 아이를 본 적도 없었고 단지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듣고 서로가 아이의 엄마, 아빠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준은 여운의 집을 다시 한번 살폈다.

하지만 어디에도 아이를 키우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

뭔가 홀린 듯 두 사람은 중얼거렸다.

<누구니? 너는..>



시준은 포장해 온 죽 하고 비빔밥을 식탁 위에 놓고 소파에 또 널브러져 있는 여운을 일으켜 세웠다.

"안 먹고 싶어요. 아직 울렁거려요."

"그건 아무것도 안 먹어서 그래요."

그리고 숟가락을 여운의 손에 쥐여주고 비빔밥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여운은 그 모습을 보며 죽 한 숟가락을 떴다.

아직도 뜨거운 김이 나는 걸 보니 급하게 온 게 분명했다.

마치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아프다고 헐래 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피식 웃는 여운을 보고 시준이 쳐다보았다.

"왜요?"

"아니요. 그냥 지금 이 상황이 왠지 낯설지 않아서요."

"그렇쵸. 드라마에서 많이 봤죠.

그리고 좀 있다가 두 주인공이 막...."

"막!? 막 뭐요?"

여운이 다그치자 시준은 먹던 비빔밥을 삼키다가 사레가 들렸다.

"으이구, 진짜."

여운은 재빨리 일어나 물컵을 건넸다.



그 아이는 누굴까?

여운은 시준이 돌아가고 소파에 다시 몸을 묻었다.

<꼭 넓은 침대 두고..>

엄마의 잔소리가 들리는듯했지만 여운은 이게 편했다.

아이 이름은 뭘까?

그 아이 아빠가 김시준, 엄마가 이여운.

그럼 아이는 <시운>.

미쳤나 봐.

어머, 어머 정말 왜 그래?

여운은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머리를 움켜 잡았다.



그리고 머리를 움켜잡는 사람이 또 하나 있었다.

"돌았어. 완전 돌았어."

시준이 집에 들어서며 불도 켜지 않은 채 자신의 손가락 사이에 빠진 머리카락을 보고 서 있었다.

거실 안으로 별빛이 깃들듯 도시 불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출처/Pixabay>






끝..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keyword
이전 18화누구니? 너는..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