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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집 봄비 오는 날
19화
누구니? 너는.. 10
같은 상상
by
봄비가을바람
Jun 14. 2023
"아이는요?"
시준이 여운의 집으로 들어서자 여운이 말했다.
"아이요?"
"네. 같이
왔잖아요."
"무슨 말이에요?"
<이쯤 되면 싸우자는 거지.>
시준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죽까지 사 온 사람한테 시비를 거는 여운이 이해가 안 되었다.
물론 이런 자신은 더욱 이해가 안 되었다.
그때였다.
현관 한쪽에 세워져 있는 노란 우산이 눈에 들어왔다.
<참, 집에 있는 노란 우산 가져올 걸 그랬네.>
시준은 지난번 버스 정류장에 우산을 두고 가서 우산을 새로 산 것 같아 돌려주지 못한 게 괜스레 미안했다.
"우산, 새로 사셨나 봐요. 집에 있는데 가져 울 걸 그랬네요."
"네!?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이 우산
가져가세요."
"제가 왜요?"
"따님 우산이잖아요."
여운과 시준은 서로 한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두 사람이 함께 그 아이를 본 적도 없었고 단지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듣고 서로가 아이의 엄마, 아빠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준은 여운의 집을 다시 한번 살폈다.
하지만 어디에도 아이를 키우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
뭔가 홀린 듯 두 사람은 중얼거렸다.
<누구니? 너는..>
시준은 포장해 온 죽 하고 비빔밥을 식탁 위에 놓고 소파에 또 널브러져 있는 여운을 일으켜 세웠다.
"안 먹고 싶어요. 아직 울렁거려요."
"그건 아무것도 안 먹어서 그래요."
그리고 숟가락을 여운의 손에 쥐여주고 비빔밥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여운은 그 모습을 보며 죽 한 숟가락을 떴다.
아직도 뜨거운 김이 나는 걸 보니 급하게 온 게 분명했다.
마치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아프다고 헐래 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피식 웃는 여운을 보고 시준이 쳐다보았다.
"왜요?"
"아니요. 그냥 지금 이 상황이 왠지 낯설지 않아서요."
"그렇쵸.
드라마에서 많이 봤죠.
그리고 좀 있다가 두 주인공이 막...."
"막!? 막 뭐요?"
여운이 다그치자 시준은 먹던 비빔밥을 삼키다가 사레가 들렸다.
"으이구, 진짜."
여운은 재빨리 일어나 물컵을 건넸다.
그 아이는 누굴까?
여운은 시준이 돌아가고 소파에 다시 몸을 묻었다.
<꼭 넓은 침대 두고..>
엄마의 잔소리가 들리는듯했지만 여운은 이게 편했다.
아이 이름은 뭘까?
그 아이 아빠가 김시준, 엄마가 이여운.
그럼 아이는 <시운>.
미쳤나 봐.
어머, 어머 정말 왜 그래?
여운은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머리를 움켜 잡았다.
그리고 머리를 움켜잡는 사람이 또 하나 있었다.
"돌았어. 완전 돌았어."
시준이 집에 들어서며 불도 켜지 않은 채 자신의 손가락 사이에 빠진 머리카락을 보고 서 있었다.
거실 안으로 별빛이 깃들듯 도시 불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출처/Pixabay>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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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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