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사는 카페 1

기억을 비우는 곳

by 봄비가을바람

장마가 출발 신호를 울리듯 천둥, 번개를 동반하고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금요일 점심시간을 지난 거리는 오후 일과를 위해 바쁜 걸음을 일터로 옮기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은 우산을 받쳐 들고 한 손에는 저마다 커피 컵을 들고 있었다.

마치 나른한 오후를 깨우는 루틴처럼.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이 빠져나간 상가의 가게들도 오후를 위해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그중 한 가게는 <브레이크 타임> 안내판을 걸지 않았다.

카페 안에는 선우가 테이블을 정리하며 여전히 다음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기 카페가 있었나?"

"글쎄, 못 본 것 같은데."

점심시간 끝에 서둘러 회사로 뛰다시피 가던 우산 속 일행이 의아한 듯 카페를 쳐다보았다.

유리창 너머로 분주한 선우도 지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듯 이쪽을 쳐다보았다.

"카페 이름이 <기억을 사는 카페>네. 뭔가 느낌이 있다."

"그러게. 왠지 궁금해지네."

두 사람은 카페 앞에서 서성이다가 시간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했다.

카페 유리창에 쉴 새 없이 후두둑 후두둑 부딪쳤다.

선우는 무심히 유리창 밖을 보다가 손님이 들어올 것 같아 보던 책에 책갈피를 끼워 넣고 <기억을 비우는 곳>이라는 책 겉표지를 훑어본 후 책꽂이에 꽂았다.

<땡그랑!>

카페 문에 달린 종이 울리고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들어섰다.

우산을 접어 우산꽂이에 넣고 창가 옆 테이블 의자에 가방을 벗어 놓고 힘없이 털썩 앉았다.

선우는 그냥 가만히 지켜보며 시간을 주기로 했다.

잠시 후, 여학생은 선우 앞으로 다가와 주문을 했다.

"레몬 에이드 하나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여학생은 제자리로 돌아가 울 것 같은 얼굴로 밖을 보고 있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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