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머무는 시간 5

별인 그리고 인간

by 봄비가을바람

"별구름!"

아침 일찍 수사 하나가 별구름의 숙사로 뛰어들어왔다.

"별구름!"

"무슨 일인가?"

얼마 전 특무 수사를 포기하고 일반 수사로 돌아간 친우, 별그래였다.

"자네, 아직 여기 있는가?"

"무슨 일이 있는가?"

"아직 기별을 못 받았나 보네.

성주님께서 특무 수사 연수생들에게 집합 명령을 내렸다네."

집합 명령!?

성운성에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수사가 연수를 마치고 소임을 맡을 때도 성주님이 다른 이를 통해 명령을 내리는 일은 없다.

아무도 모르게, 성운성의 누구에게도 존재여부를 들키지 않고 소임을 맡아 떠나야 했다.

특무 수사 연수 기간에도 누가 연수를 받고 있는지 같은 연수생을 제외하고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특무 수사 집합 명령을 이미 수사 연수를 포기한 별그래가 알고 있다는 건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무슨 일인지 아나?"

"아니요. 저도 모릅니다."

수사들은 서로 영문을 모르는 일에 당혹스러운 얼굴로 답을 찾으려 애썼다.

수사들이 모인 강당의 두꺼운 문이 닫히고 안쪽 밀실에서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그리고 곧이어 원로들과 성주님이 긴 옷자락 속에 손을 모으고 모습을 드러냈다.

수사들은 왼쪽 무릎을 세우고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었다.

"모두 일어서시게."

성주님은 주위를 둘러보고 수사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폈다.

처음 30명으로 연수를 시작해 현재는 12명이 남아서 특무 소임을 맡을 수사로 거듭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은 여러분의 의지를 더욱 다지기 위함입니다."

언제나 훈련 도중에 <의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소임에 대한 생각을 굳히던 별구름은 이 순간 성주님의 말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별그래의 말대로 뭔가 일이 발생했음을 직감했다.

"이제 곧 여러분들은 소임을 맡게 될 것입니다. 훈련으로 다져진 여러분들의 의지를 보여줄 때가 된 것입니다."

별구름의 심장이 더욱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다른 수사들도 마찬가지인 듯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성주님의 집합 명령이라는 당혹스러운 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일이나 지시는 없었다.

해산하고 흩어지며 별구름의 의구심은 점점 더 커졌지만 달리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수사들이 모두 나가고 별구름은 성단의 촛불을 끄고 나가려다가 밀실 쪽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느꼈다.

"구름비를 찾아야 합니다."

귀에 익은 원로의 목소리였다.

수사들의 수사, 바람 수사였다.

여러 회 아래로 내려가 소임을 다하고 많은 수사를 키워낸 사람이다.

"이미 인간화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기억은 가지고 있을 테니 데려와야 합니다."

서로 의견이 분분했다.

"별구름을 보내는 게 좋겠습니다."

순간, 별구름이 몸을 숨긴 장식장문 손잡이를 잡았다.

오래된 장식장이 한쪽으로 힘이 쏠리며 삐거덕 소리가 났다.

"무슨 소리요? 누가 있는 게 아니오?"

"아닙니다. 문틈으로 바람이 들었습니다.

별구름만이 인간 안에 깃든 별인을 불러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별구름은.."

"거기 누구 있는가?"

바람 수사가 원로의 말을 막으며 별구름이 있는 장식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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