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깃든 바람 14

불안한 행복

by 봄비가을바람

아침은 아직 먼 것 같은데 부스럭 소리에 해인은 억지로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밤새 해인은 들뜬 마음에 몽글몽글 머릿속을 맴도는 구름 위를 떠다니다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다.

아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눈을 뜨면 바로 볼 수 있는 거리에서 지하가 해인을 지키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뒤척이면 불편한 것을 살피느라 노심초사였다.

"배고파요? 내일 검사할 수도 있으니까 뭘 먹으면 안 될 것 같은데.. 힘들어요?"

"아니. 괜찮아요. 지하 씨도 저녁 못 먹었잖아요."

"괜찮아요. 잠이 잘 안 오죠?"

<네. 지하 씨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요.>

말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두근대는 심장이 진정되지 않는 걸 보니 내일 심장 검사도 해 봐야겠다.



아침을 서둘러 해인은 회사에 사정 이야기를 하고 병가 처리를 부탁했다.

"부장님. 이번주 일은 어제 모두 마무리해 놓았습니다. 오늘은 연차를 쓰겠습니다."

지하는 혼자 병원에 가려는 해인이 못 미더운 지 기어이 연차를 냈다.

"별일 없을 거예요. 하지만 확인해 보는 건 나쁘지 않으니 검사받는 게 좋겠어요."

"네."





<출처/Pixabay>





오전 8시 30분쯤 병원에 도착했지만 접수처는 이미 만원이었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기를 30여 분만에 해인의 차례가 되었다.

"예약 시간이 모두 차서 대기 환자 명단에 올려놓겠습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한 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예약 환자분 먼저 진료 보시고 시간이 여유가 생기면 호명할 테니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고 계셔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양한 연령의 환자들과 함께 언제일지 모를 진료 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좀 힘든 일이었다.

해인은 집에서와 같이 여전히 두근대는 심장 때문에 눈치 없이 행복했다.

하지만, 지하는 그렇지 못했다.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진료실 앞 간호사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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