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에서 피는 나무

가장 솔직하게 나를 마주하는 순간

by 화운

무엇을 위해, 무엇이 되기 위해

이토록 열렬히, 치열하게 타오르는가

하루 끝자락의 종착지엔 타고 남은

잿더미가 찬바람에 휩쓸린다.

짙은 잔해 속에서 잠이 든 어느 날

굳건히 뿌리내려 강인하고

무성한 잎과 잔가지로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내게 씨앗 하나를 심었다.

나는 잿더미 속에서도 일어난다.

나는 잔해 속에서도 피어난다.

나는 비바람에서도 자라난다.

그날 밤 내 안에서 새싹이 꿈틀거렸다.



화운(畵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