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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Feb 21. 2024

주제 : 첫 글 다시 쓰기

미션 : 지금까지 배운 미션을 돌아보세요.

그의 첫인상은 봄이었다.

높은 건물들 사이로 불어오는 매서운 칼바람에 잔뜩 움츠린 나였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친구들 틈에서 마음도 추웠던 그때.

"야야야야야, 두시 방향. 빨리빨리!!"
"어?? 왜?? 뭔데?"
하고 고개를 들어 사선으로 시선을 보냈다. 많은 무리에서도 누구를 말하는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입꼬리가 올라가게 살짝 미소 짓고 있는 입술,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보이는 덧니 하나, 쌍꺼풀 없이 큰 눈에 살이 통통하게 있는 높은 코, 까무잡잡한 얼굴에 스포티한 머리스타일까지.
꼭 있어야 할 위치에 적당한 크기로 빚어낸 조각상 같았다.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뒤쪽엔 남고가 앞쪽엔 여고가 있었던 이유로 금세 입소문이 돌았다.
"새로운 훈남 발견했어. 어제 5시에 집에 가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딱 오더라고요. 그동안 못 본 아이야. 오늘도 5시에 나가보려고."
내 마음을 훔쳐봤는지 친구는 어쩜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끔은 같은 버스를 타기도 했고 그 애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눈으로 좇았던 나.
몸에 밴 에티켓. 친구와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몸짓과 말투. 교복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것뿐인데 그 아이만의 매력인 양 부풀려 기억됐다.

손에 닿지 않아 한참을 올려다봐야 하는 봄꽃 같았던 아이.
한겨울 차가운 바람에 움츠렸단 몸과 마음을 사르르 녹게 한 그 아이는 봄을 닮은 아이였다.

잠깐 바라본 순간, 모든 게 시작됐다.
심장은 뛰는 것이 아니라 두근댄다는 사실을 알려준 아이.
첫사랑이었다.




한 달 매일 쓰기를 시작했던 첫 번째 글 주제가 '첫인상'이었어요.

그때 글을 다시 쓰는 일은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매일 주어지는 주제와 미션을 통해 글을 쓸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어났지만, 글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매일 글쓰기가 아닌 에세이 한 꼭지를 쓰는 연습을 시작하려 해요. 성장하는 경험이 되길 바라며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해 봅니다.


https://brunch.co.kr/@writing2211/69



추신 :

매거진으로 매일 올렸다가 연재글로 옮겨서 3화가 됐지만, 이 글이 처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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