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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Feb 25. 2024

모든 계절의 흔적

이담 / 일단

가정폭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이야기.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

꺼질 듯 이어 붙는 촛불처럼 화자의 생명이 그러했다.

피해자들이 보호받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저자의 소망이 꼭 이뤄지도록 힘을 보태야겠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을 가정 폭력 피해자, 아동 학대 생존자라고.


자신의 목숨을 끊는 일로 가장 큰 불효를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는 마음을 덤덤히 말한다.


동생이 자기 모르게 목숨을 달리할까 봐 불안해하는 동시에, 동생에게 평범한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도 말한다.


친구의 호의가 불편한데도 그 옷자락에 매달리는 자신을 역겹다 말한다.


저자는 그럼에도 우리 살아보자고 말한다.

세상 어딘가에 자신과 같은 상처와 고통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우리 서로의 나비와 달빛이 되자고 읊조린다.


어쩌면, 자신에게 말하는 희망이지 않았을까.

누군가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고.

버거워 보이는 마음들이 글 속에 그대로 담겨있었다.

꼭 껴안아주고 싶었던 글들.

저자의 힘들고 무거웠던 지난 시간이 치유되는 시간이 꼭 올 거라는 걸, 저자의 글을 빌어 마음을 전해본다.


"그대에게 그 끝의 존재를 말해본다."





< 좋은 것 >

세상엔 차라리 없는 것이 좋은 것들이 있다.


날 짓밟는 저 발이라든지

날 내던지는 저 손이라든지

내게 가시를 뱉는 저 입이라든지


그리고 모든 걸 떠안고 기억하며

살아갈 나도 포함이다.


< 문신 >

그대들 하나 없어진 세상이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그만큼 그대들이 우리 삶을 흔들어 놓을 만큼 전부였다는 사실에 처참히 무너지기도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하는 건 그대들은 한순간에 잊을 수는 없는 사라믈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선사한 과거는 현재까지도 우리를 갉아먹고 있는 잊히지 않는 매일이며, 지워지지 않는 문신이다.


< 시작과 끝 >

해가 뜨는 시간이 있다면 해가 지는 시간이 있고,

시작이 있다면 시작의 끝 또한 있다.

그대의 감정도 깊다면 깊고, 길다면 길겠지만

끝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걷는 우리 또는

그대에게 그 끝의 존재를 말해본다.





총 3장에 걸친 이야기는

_가정 폭력으로 힘들었던 시간.

_성인이 되어 가해자의 그늘에서 벗어난 시간.

_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

으로 나뉘어 적혀 있다.


나도 이렇게 짧은 글로 마음을 남겨본 경험이 있다.

길고 긴 설명으로 내 마음을 희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달까.

농축된 마음을 그대로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저자의 진하고 응집된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져 아프고, 쓰라리고, 분노했다.


콧물을 훌쩍이며 눈물을 흘렸다가,

친구의 마음이 동정일까 봐 걱정하는 글을 보고 눈물을 꾹 참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3장에 '울지 않는 이유'란 글을 읽고 펑펑 울었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자격을 감히 정의 내릴 수 있을까.

힘든 마음들 온전히 들춰내 당신들이 혼자가 아님을 강조한다. 여기 나도 있다고 외친다.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보자고 말한다.

저자에게도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길 바라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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