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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도로를 달리다

2-달리는 사회복지사, 하프마라톤 도전기

나의 10km 달리기 세 번째 도전이며, 마지막 도전이 시작되었다.

2024년 3월 17일 동아서울마라톤 10km 대회 참가다.

풀코스와 10km 두 개만 진행되었고 풀코스는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잠실종합운동장까지로 이어지고, 10km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가락시장역을 돌아오는 코스였다.

두 번의 대회 참가 경험이 있다 보니 크게 심리적으로 부담은 없었다.

일주일 전 토요일은 예전과 같이 10km를 달렸고, 일요일은 아주 많은 욕심을 내어 21km를 2시간 20분 동안 달렸다. 

4월에 JTBC 고양하프마라톤과 서울하프마라톤 두 개를 접수해 놓은 상황이라 부담감이 조금씩 새싹처럼 돋아나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번 동아서울마라톤 10km는 그냥 가볍게 도로를 달려보자는 취지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대회가 8시 시작이라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 47분 첫 지하철을 타고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이른 아침 지하철역에는 여기저기 마라톤화를 신은 러너들이 많이 보였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가면 갈수록 마라토너들이 지하철을 가득 메웠다.

그렇게 1시간 반을 지나 대회장에 도착했다. 

메이저 대회이다 보니 사람이 엄청 많았다. 사람들을 헤쳐가며 생소한 대회장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짐을 맡기고 출발장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디에 서야 할지 모르고 기웃기웃하다가 10km B그룹을 찾아 맨 앞자리에 자리했다. 

오늘은 욕심내지 말고 달려볼까? 아니 10km 마지막 대회인데 기록을 단축해 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몸을 푸는데 어느덧 출발시간되었다.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을 따라 소리치며 우리 무리도 출발했다. 느낌이 달랐다. 초반부터 다들 빠르게 달려 나가는데 나도 모르게 휩싸여 달리고 있었다. 기존 내 속도보다 빨라 숨이 많이 차고 힘들었다. 페이스를 주시해 가며 조금만 더 달려보기로 했다. 

1km가 지나서 나의 러닝 앱이 4분 58초라고 페이스를 안내해 줬다. 기존 대회에서도 5분대 중반이었는데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 그래서 살짝 페이스를 늦추었다. 힘들기도 했다.

그렇게 5분대 중반 전후로 페이스를 유지해 가며 달렸다. 차로만 지나다니던 잠실 도로를 이렇게 달릴 수 있다는 것에 희한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려야 했기에 주변을 보며 여유를 부를 상황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하나둘 나를 앞서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따라 달려가지만 앞지를 수 없었다. 자칫 욕심부리다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느덧 반환점을 지나 잠실롯데타워를 목표로 삼고 계속 달렸다. 내 앞에 달려가는 사람을 따라잡고 싶지만 다리가 말을 안 들었다. 그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제발 끝까지 포기만 하지 말고 그대로 달려만 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숨이 가쁘고 몸이 지치다 보니 가도 가도 끝이 안보였다. 중간중간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힘들고 어지러웠는지 몹시 괴로워하며 서있는 분들도 있었다.

그리고 끝까지 달려 나는 53분 32초의 나의 신기록을 세우며 골인에 성공했다.



대회 메달과 간식을 받고 내 짐을 챙겨 다시 피니쉬 라인 근처 포토존으로 향했다. 대회장 조형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사람도 많고 구도도 안 나와 아쉬워하던 중 구석 한쪽에 자리한 포토존을 찾았다.

사람들과 줄을 서고 기념촬영을 했다. 대회의 마지막 할 일이며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사진 한컷일 것이다.

오늘 첫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참 새로웠다. 그리고 수많은 마라토너들의 열정과 메이저 마라돈 대회의 현장에 나도 함께 할 수 있음에 기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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