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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에게 미국 아이디 카드나 운전면허증이 필요한 이유

운전을 안해도 아이디 카드는 꼭 발급받아야 한다

by Amy

미국에서 첫 학기를 보낼 때, 같은 수업을 듣던 사우디아라비아인 친구가 '아이디'를 받았다며 나에게 자랑했다.

운전면허증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운전면허증이 아니라 아이디 카드라고!


왼쪽 운전면허증/ 오른쪽 아이디



미국에서는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아이디 카드(Identification Card)라는 신분증을 발급해 준다.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운전면허증을 따기 때문에, 미국인 친구들 중에는 아이디 카드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외국인도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면 아이디 카드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두 개의 차이점은 단 하나! 운전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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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받은 첫 번째 아이디 카드 - 세로형 ID


내가 처음 받은 아이디 카드는 세로형이었다.
아이디를 만들 당시 내 나이는 만 20살이었는데, 미국에서는 21살 이전에는 세로형, 21살 이후에는 가로형 아이디를 발급해준다. 또한, 21살이 되는 날짜가 강조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미국에서 21살은 음주가 가능한 나이이기 때문인 것 같다. 만약 18살 미만이라면, 성인이 되는 18살 생일 날짜도 강조해서 표시된다.


그 외에도 아이디에는 이름, 주소, 성별, 키, 눈 색깔 등이 표기되어 있었다. 한국 신분증에는 키와 눈 색깔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점이 꽤 신기했다. 아마도 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어서, 신체적 특징을 추가로 기재하는 것 아닐까?



5년 동안 총 4번의 아이디 카드와 2번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그 이유는, 발급받은 ID가 모두 1년짜리였기 때문! 비자도 있고, 학교도 잘 다니고 있는데 왜 계속 1년짜리 아이디만 주는 건지 이유는 모르겠다. 가나에서 온 내 친구는 5년짜리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는 운전면허증이 아니라 아이디여서 그런지 매년 갱신해야 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발급받은 아이디는 비자 만료일에 맞춰 2년짜리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따게 되면서, 결국 1년 뒤 또 새로운 신분증을 발급 받으러 가야했다.


운전면허증은 3개월동안 2번이나 발급받아야 했다.

이유는 첫 번째 운전면허증은 비자 만료일에 맞춰 3개월짜리로 발급되었다.

(내 비자는 7월 만료, 나는 4월에 면허를 땄음. 그때 OPT 서류도 가지고 있었다.)

그 후, OPT 카드를 받은 뒤에 그 만료 날짜에 맞춰 1년 더 연장한 새로운 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아이디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면 좋은 점



첫 번째, 신분증명

아이디는 미국 내에서 여권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신분증이다. 호텔 갈 때도, 예약한 물건을 찾을 때도, 학교 밖을 벗어나면 신분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인인 나는 이런 신분증명을 할 때마다 매번 여권을 가지고 다니기 부담스럽다. 왜냐하면 여권을 잃어버리면 비자도 새로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여권은 미국에서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새로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비자는 무조건 한국에서 다시 받아와야한다. 그래서 여권은 잃어버리지 않는게 제일 중요하다. 이럴 때 미국 아이디 카드나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신분 확인이 필요할 때 여권 대신 사용할 수 있어서 훨씬 편리하다.


나는 미국 군인이셨던 고모부 덕분에 종종 미군 베이스(군부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19살 때 미국에 놀러 갔을 때는, 내가 만 17세 이하였기 때문에 복잡한 절차 없이 여권만 확인하고 베이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17세 이상부터는 미군 가족증이 있는 사람을 제외한 일반인의 베이스 출입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방학을 마치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날, 공항에 마중 나온 고모와 함께 곧바로 미군 베이스로 향했다. 목적은 고모가 베이스 안에 있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찾는 것이었다. 차를 타고 함께 들어갈 예정이라, 평소처럼 베이스 입구의 사무실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신분 확인을 위해 여권을 제시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것!

"저번에는 아무 문제 없이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왜 안 되는 거야?"

당황해서 가지고 있던 아이디를 보여줬다.

그러자 직원은 아이디를 확인한 뒤 바로 출입을 허락했다.


아마도 그날이 내가 미국에 도착한 당일이라 출입 허가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이디 덕분에 내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이미 여러 번 베이스에 출입한 적이 있다는 점이 확인되어 출입이 가능했던 것 같았다.




두 번째, 나이 증명(특히 술 마실 때)

미국 유학을 시작했을 때, 나는 한국 나이로 21살이었다. 이미 한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술을 즐기던 상태였는데... 그런데 갑자기 미국에서는 술을 마시는 게 불법이라니??!!!!!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다. 미국에서는 21살이 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을!

불법이라면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나는 강제 금주 1년을 보내야 했다.


미국에서는 나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 없으면 절대 술을 팔지 않는다. 미국은 딱 봐도 어른같이 보이는 사람이라도, 술을 마실 때는 반드시 나이를 확인한다. 한국에서는 편의점이나 술집에서 신분증을 안 보고 술을 판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처음에는 미국이 유난히 까다롭다고 느껴졌다. 물론 원래 이렇게 하는 게 맞긴 하지만.


드디어 21살 생일! 이제부터는 미국에서도 합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이때부터는 유학생 친구들과 더 친해지면서 술을 마시러 가는 일이 많아졌는데, 나는 항상 지갑에 아이디 카드를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한 번도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친구들은 달랐다. 술을 마시러 갈 때마다 미리 말해야만 여권을 챙겨야 했던 것!


한 번은 친구들과 치킨을 먹으러 갔는데,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려고 보니… 나랑 운전하는 친구 빼고는 모두 신분증이 없어서 술을 못 마시는 상황이었다. 결국, 운전자를 제외하고 나만 술을 마실 수 있었다.

이럴 때마다 나는 아이디 카드의 편리함을 강조하며, 친구들에게

"제발 아이디 카드 좀 발급받으라고!!!"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세 번째, 미국 내 여행

아이디나 운전면허증의 가장 큰 장점!

외국인도 미국 내에서 비행기를 탈 때 여권이 필요없다는 것!!

나는 LA, 뉴욕, 올랜도 등 비행기를 탈 때마다, 여권 대신 아이디나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다녔다.

덕분에 여행할 때마다 편리함 최고!



별표시가 있어야 리얼 아이디


내가 미국에 살 때는 일반 아이디나 운전면허증으로 국내선 항공 탑승이 가능했지만, 25년 5월 7일부터는 REAL ID(리얼 아이디)가 있어야 한다.


리얼 아이디는 연방 정부에서 인증하는 신분증으로, 기존 주에서 발급해 주던 신분증에서 테러 방지 및 신원 보강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추가한 신분증이다. 내가 미국에 살 때는 리얼 아이디가 의무가 아니어서 발급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국내선 비행기 탑승이나 연방 시설 출입 시 필수라고 한다!



미국에서 아이디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예정이라면?
무조건 리얼 아이디로 발급받는 걸 추천!




*아이디 카드를 발급할 때 유학생이 필요한 서류


- 학생증 (Student ID)

- 여권 (Passport)

- 비자 (Visa)

- I-20 (미국 학교에서 발급하는 유학생 서류)

- I-94 (미국 출입국 기록, 온라인에서 확인 가능)

- 발급 수수료 현금 �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현금만 받았던 것 같다!)

- SSN (사회보장번호, 있으면 제출! 없으면 괜찮음)


각 주마다 요구하는 서류가 다를 수 있으므로, 주정부 DMV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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