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불편함은 나의 몫
별이랑 있다 보면 별이 고집에 못 당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것을 예를 들면 다리사이에 누워 움직이려 하지 않을 때. 보통 반려견들은 다리사이, 팔과 몸 사이, 목과 어깨 사이 등 틈 사이에 끼여 눕는 걸 좋아하더라. 왜 때문인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사이에 쏘옥 들어가 있는 안정감과 보호자의 온기가 더해져 편안함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반려견을 오랜 시간 내 다리, 팔, 목 사이에 두고 있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저려오는 건 물론이거니와 관절이 뻐근해져서 움직이기 힘들 정도.
별이도 물론 다리 사이에 누워 있는 걸 엄청 좋아하는 친구인데 웬만하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아 애를 먹곤 한다. 아무리 일어나라고 등을 떠밀고 엉덩이를 팡팡 때려도 일어나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리는데 그렇다고 몸무게 12킬로 가까이 되는 친구를 번쩍 들어 올려 옆으로 옮기려니 쉽게 옮겨지지도 않는다. 별이를 못 움직이겠다 싶어 다리를 빼려니 그땐 이미 다리는 쥐가 나서 옴짝달싹 못하고 끄응끄응 대며 억지로 한 다리 한 다리 옮겨 겨우 *쩍벌 지옥에서 빠져나온다. 이놈의 고집을 어쩌면 좋을까?
어느 한쪽이 고집을 피우면 다른 한쪽은 꼭 불편함이 생기던데... 그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를 바가 없나 보다.
*쩍벌:다리를 넓게 벌리고 있는 모습을 줄여 일컫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