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호자
한동안 유행했던 MBTI 성격유형 테스트.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테스트를 통해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면 “MBTI가 어떻게 되세요?”라며 서로의 MBTI를 알아보는 게 당연할 정도. 테스트를 통해 각각의 성향에 따라 알파벳으로 나눠 하나의 성격 유형이 만들어지는데 그에 따른 해석이 나름 정확해서 소름 끼치기도 한다. MBTI가 사람들 사이에서 꽤 신뢰를 받는 테스트가 되어가며 대중화되는 이 시점에 문득 든 궁금증. 이것이 반려견에게도 통하지 않을까?
물론 테스트의 모든 질문에 대해 반려견이 스스로 대답할 수는 없지만 보호자의 입장에서 내 반려견의 성향을 파악해 MBTI를 풀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서 별이를 요모조모 살펴보았다. 우선 외향형(E)과 내향형(I)을 구분하자면 별이는 타 반려견을 만났을 때 관심은 있어하지만 직접적으로 다가왔을 때 무서워하고 경계하는 편이며 그건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 점으로 보아 내향형(I)인 성향이 다분해 보인다. 다음으로 감각형(S)과 직관형(N)을 구분하자면 경험이 없는 일들은 크게 모험을 하지 않는 편이며 항상 했던 패턴데로 행동해야 안정감을 느끼는 편인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뜻밖의 외출이라던가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면 불편해하는 편. 또 간식을 얻기 위한 개인기를 할 때도 보호자가 어떻게 하면 간식을 주는지 알고 딱 그 행동만을 하지 그 외의 개인기나 설레발(?)은 치지 않는 편이다. 이를 토대로 별이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감각형(S) 일 것이다. 다음으로 사고형(T)과 감정형(F)을 본다면 별이는 확신의 감정형(F) 일 것이다. 아마 요건 대부분의 반려견들이 감정형이 아닐까 싶다. 보호자의 기분을 파악해 행동하려 하고 보호자의 옆에서 든든한 위로가 되어주는 보호자 바라기인 반려견들이라 생각과 분석이 많은 사고형보다는 공감과 배려가 있는 감정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판단형(J)과 인식형(P)을 구분하자면 별이는 산책을 나갈 때도 매번 자기가 가고 싶은 산책길을 미리 생각하고 계획해서 보호자를 그 길로 가게끔 유도하는 편이며 자기만의 루틴이 항상 있어서 그 순서대로 실행하려 하는 편이다. 그런 성향을 봤을 땐 계획적인 판단형(J)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를 종합하면 별이는 ISFJ, 소위 잇프제라고 불리는 수호자 성향이 나온다. 내가 임의로 해본 성격 테스트이지만 정말 별이에게 똑 떨어지는 성향인 거 같다. 차분하고 따뜻한 성격에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내성적으로 보여도 꽤나 멋있는 리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잇프제의 특징. 정말로 별이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차분하고 츤데레 마냥 시크한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고 가끔은 산책길에서 나를 리드하는 별이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결국 그 산책길로 가게 되는 것을 보면 묘한 리더십도 있는 듯… 하하. 꽤나 원칙주의자이기도 하고 칭찬을 들으면 뿌듯해하는 귀여운 성격의 소유자인 잇프제와 완전 찰떡이다.
재미로 해본 셀프 내 반려견의 MBTI이지만 나름 내 반려견의 성향을 관찰한 내용을 토대로 정리된 성격유형이기 때문에 앞으로 반려견을 대할 때 꽤 참고가 될 듯하다. 내 반려견은 어떤 성격의 유형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내 반려견을 관찰해보자. 그리고 그가 어떤 친구인지 알게 된다면 더욱 그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