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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현 Apr 05. 2024

삶은 사랑

못다 한 사랑 이야기


삶은 사랑이라는 연재글로 활동한 플랫폼의 첫 게시글들이 모였다.

삶은, 사랑. 그리고 삶은사랑.

삶은 계란처럼 그 애칭 자체가 다정하고 귀여운.

다정하게 삶은 그 자체로 사랑이라는 의미를 내포해 있듯이

다정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보아 하니 일상을 뭉뚝 그려 칭할 수 있고,

스쳐 지나간 감정들이 전부 다정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나의 다정한 사랑은 필연적인 사랑이 제일이라 생각하지만

사랑의 종류에 급을 나누거나 색안경을 끼거나

혹은 사랑의 정도를 숫자로 평가하는, 그렇게 세상 밖에서 평가당하는 그런 사랑 말고

‘사랑’이라는 그 자체에 의의를 둔 사랑과 사람.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의 다정한 표현 방식이라고 하면 이해가 더 쉽겠다.

그리고 사랑이란 범주 안에는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으로부터 나온다는 것도.


시간을 거슬러 나의 어린 시절과 현재를 비교하면

여기저기 방황했던 마음들을 붙잡고

이제는 괜찮다고, 지나갔다고, 잘해왔다고 다독일 줄 아는 성인이 되었다.


예능 <무한도전> 어느 일화에서 노홍철이 주사 공포증에 기겁을 할 때도

엉엉 울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던 그 아이를 볼 땐

난 사실 마냥 웃을 일이 아니라 남몰래 마음이 아팠다고.

그 기억 속 트라우마에 갇혀 있던 그 시절 나의 어린아이를 놓아주며

이제 성인이 되어 어렸던 어린아이인 나를 꽉 끌어안으며 달랜다.


누구나 어느 부분에서 채우지 못했던 결핍의 문제들을 욕심으로 채우는 것이 아닌

어렸던 생각들과 감정들,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부분들마저 담담히 덮어버릴 수 있는.

그런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도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사랑의 표현방식을 보니, 아낌없이 주는 세대가 되었다.

어딜 가나 인기 있는 사람, 어느 자리에 가도 항상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람,

인플루언서, 연예인을 비롯해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은 사람들의 특징을 들여다보았다.

웃음을 주고, 영감을 주고,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그들은 모두 주는 사람, Giver였다.


좋은 사람들 곁엔 어떻게 좋은 사람이 남아있나 봤더니 자신이 좋은 사람이어서 그렇단다.

과연 나는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 어느 부분에서 그렇다고 느낄 수 있을까?

Giver가 되려면, 많이 얻는 사람보단 아낌없이 주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나는 과연 무엇을 통해 남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해 본다.



삶을 살아가는 일상적인 사랑 방식에는 평범한 일상 속에 녹아져 있겠지.

꼭 끌어안고 부서지듯 하지만 부서지지는 않는,

부푼 풍성처럼 부풀었다 바람이 빠지는 그런 사랑 같은 거 말고.

항상 그 자리에 다정하게 있는 사랑을 하고 싶었다.


집에 바래다주는 것, 노을 지는 모습을 공유해 주는 것.

첫눈 오는 날 눈이 온다며 전화해 주는 사랑.

손 시리면 주머니에 둔 핫팩을 나눠주는 사랑.

퇴근길에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전화해 주는 사랑.

언제든 옆에 있지 못해도 마음이 전달된다는 것은 참 귀한 일이다.

그런 일상들이 모여 나의 삶을 다듬어간다.



계절에 관한 사랑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중 하나인데,

다음 연재 글엔 계절에 대한 이야기를 죽 늘어놓고 싶을 정도다.

꽁꽁 얼어붙었던 하지만 낭만 가득한 겨울부터

길거리를 춤추듯 흩날리는 벚꽃의 계절인 봄이든

에어컨 앞에서 내내 찬 바람을 쐬다 휴가 가는 여름이든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코 끝 시린 단풍의 계절인 가을이든 간에

그 안에서 충분한 사랑을 누릴 수 있도록 넉넉히 포옹하는 마음들은

전부 다 사랑이라고 칭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게 사랑할 힘을 기르고 싶다.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을 알고 있으며 반대로 필요하지 않아도 주는 것.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그게 자연스러운 사랑 말이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삶은 사랑, 사랑은 주는 것.



내가 생각하는 삶 속의 사랑에 대해 적은 글들이 모여

작은 방에서 늘어놓은 글들이 모쪼록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삶을 사랑하는 이 세상의 모든 청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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