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찾아오면 우린 무엇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어떤 걸 하려 해도 불안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틈을 찾아 끼어든다. 그래서 진득하게 무언가에 빠져들 수 없도록 한다. 여기저기 유영하며 튕겨져 나오는 생각과 마음들은 혼란하다. 그 상태는 불안을 가중시킨다.
첫 번째로 우리가 할 일은 불안을 알아채는 것이다. 나 지금 불안하구나. 무슨 일이 있었지. 뭐가 날 불안하게 하고 있지. 알아채는 것이 급선무다. 이 단계 없이 다음으로 넘어가면 불안은 여기저기서 까꿍하고 우릴 놀라게 한다. 알아봐 주지 못한 설움을 계속 티 내는 것이다.
내가 불안하구나. 나 지금 불안하네. 그렇게 알아채고 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두 번째로는 불안한 채로 생각, 말, 행동, 뭔가를 하는 것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자꾸만 무언가가 하고 싶어 질 것이다. 자꾸 여러 가지 생각도 들 것이다. 불안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불안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러나 그 회피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안할 때 하는 행동들 말들 모든 선택들은 후회를 남길 가능성이 있다. 또 불안할 때 하는 생각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선택을 잠시 멈추고 불안과 잠시 머무는 것이다. 그 불안을 안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세 번째 단계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내 불안과 공존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것이다. 그건 저마다 다 다르다. 사람마다 서로 다른 방법들이 있다. 나로 말하자면 불안할 때 글을 쓴다. 그 불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을수록 좋다. 걷는 것도 좋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을 우리의 불안을 높은 확률로 완화시킨다.
어떤 일이든 몰입할 수 있다면 좋다. 누군가는 운동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먹기도 한다. 불안과 함께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불안이 날아가고 그 활동만 남을 수도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어떤 불안들은 해소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불안이 남아있다면,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이 있는가?
그 방법이 있고, 타당하다면 그 방법을 곧바로 행동에 옮긴다.
어찌할 수 없는 불안이라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세 단계를 반복하는 것이다. 우리의 불안이 우리가 잘하고자 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고, 뭔가 해보려는 에너지라는 것을 안다면 불안을 자꾸만 고통으로만 느끼려는 것을 멈출 수 있다.
우린 모든 일을 불안한 만큼 해낼 수 있다. 나의 큰 불안은 큰 가능성이며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다.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