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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다비 Jan 03. 2022

1.10] 막장 드라마가 현실에서?!

(Feat. 사랑과 전쟁)

이번 편에서는 나의 캐나다 워홀 생활 중에 가장 재밌었던 이야기,

한국의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사연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J이다. J는 Fox Creek에서 2시간 30 정도 떨어진 대도시 에드먼턴이란 곳에 오래된 유학생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주말에 쉴 때마다 에드먼턴으로 가서 여자 친구를 만나고 왔다. 하지만 J에게 또 다른 여자 친구가 있었다. 바로 그가 일하는 Fox Creek 편의점 직원 중에 제일 어린 여자 A양이었다.(마치 오피스 와이프처럼)  


J와 A양은 둘의 로맨스 관계는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비밀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과 재채기는 못 숨긴다고, 직원들 모두가 같이 한 숙소에서 생활하는데 어찌 그걸 숨길 수 있겠는가? 직원들은 이미 다들 어느 정도 둘의 관계를 눈치를 채고 있었다. 다만 모른 척할 뿐이었다. 


나도 처음엔 둘의 관계가 긴가민가했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알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J가 감기에 걸렸을 때 일이다. J는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목이 칼칼하고 코가 막힌다며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식탁에서 말을 꺼냈다. 그때 같이 앉아 있던 A양은 그 말을 듣자마자 옆에 있던 나에게 감기약이 있는지 물어봤다. 마침 내가 감기약 있어서 있다고 말을 하니, 지금 바로 가져다 달라고 재촉하는데, 난 그때의 A양의 걱정 가득한  표정을 보고 둘의 관계가 진짜구나라고 확신했다. 


또 다른 징조로 있었던 일은 A양이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것이다. 그녀는 보통 쉬는 날 아침에 거실에 나와서 있거나 그러지 않았었다. 그런 그녀가 J가 출근할 시간이 되자, 마치 우연인 것처럼 거실로 나와서 있더니 출근하는 J에게 잘 다녀오라는 배웅의 인사를 문 앞까지 가서 했었다. 그리고 J가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곧장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이 둘은 나이 차이가 10살 넘게 났다. A양은 20대 초반이었고, J는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J의 어떤 설탕 발린 말에 A양이 속아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순진하고 연애 경험이 별로 없는 A양은 J한테 이용당하고 있는 게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A양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진실을 말해줘도 사랑에 눈먼 그녀는 믿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깊이 사랑에 빠진 A양 비자 만료일이 다가왔고 A양은 한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세상 어디에나 바람과 불륜은 존재한다 (출처: JTBC_부부의 세계)



그렇게 A양이 떠나고 새로운 직원으로 B양이 들어왔다. B양은 30대 초반으로 매니저와 비슷한 나이 또래였다. 그녀는 J와 같이 술자리를 즐기고 좋아했다. 그래서 둘은 같이 술을 마시면서 금세 친해지고 가깝게 지냈다. 사실 B양은 처음에 왔을 때는 새로 사귄 지 얼마 안 되는 남자 친구가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얼마 지나서 그 남자 친구와 갑자기 헤어졌다. 그리고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J와 같이 휴가를 맞춰서 쉬었다. 


J와 B양은 같은 시기에 같은 곳으로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 비록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SNS에 올리는 사진들을 같은 나와 같은 장소에서 올리는 것을 통해서 둘의 관계가 직장 동료 이상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J와 B양과의 관계도 길게 가지 못했다. 아주 갑작스럽게 B양의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B양이 한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렇게 B양이 가고 나서도 J의 또 다른 치정극이 계속 있었을까? 


아쉽게도 J의 치정극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J의 해고로 끝이 났다. 사실 J는 편의점 내에서  최고 직급인 매니저였다. 그래서 그는 그와 B양의 스케줄을 마음대로 바꿔서 둘이 같이 미국으로 휴가를 다녀왔고, 관광 비자로 체류하던 A양을 불법 노동자로 쓸 수 있었다. J의 갑작스러운 해고 사유는 바로 '공금 횡령'이었다. 알고 보니, J는 가게 들어오는 현금을 횡령해서 관광 비자로 일하던 A양에게 급여를 줬었었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본사 관리부 실장님께 들켰고 그 후로 J는 바로 잘려서 짐 싸서 나갔다. 웃기게도 제 버릇은 남 못준다는 말처럼 그는 끝까지 나가기 전까지 회사의 비싼 양주를 훔쳐 송별 파티를 거하게 하고 갔다.


내가 말한 이 긴 이야기의 모든 일들이 불과 4개월 만에 일어난 일들이다. 짧은 기간 내에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신기했다.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마을의 생활이 지루할 거라는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나는 이 일들로 하나도 지루하고 심심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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