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퀘벡-몬트리올-토론토-나이아가라 폭포)
캐나다 워홀을 끝 마치고 한국으로 가기 전, 난 남자 친구와 함께 캐나다 동부로 여행을 갔다. 캐나다는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시차가 4시간 30분이나 날 정도로 넓은 나라이다. 시차가 크게 나는 만큼 같은 나라 내에서도 동부와 서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동부는 오래된 옛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나는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곳이라면, 서부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이 광활한 들판에 뜨문뜨문 큰 도시들이 우두커니 놓여 있는 곳과 같다.
내가 지낸 앨버타주는 대평원 지역이라서 산과 들판밖에 없었다. 록키산맥 지역을 제외하고는 어딜 가나 하늘과 땅의 끝이 만나는 지평선을 쉽게 볼 수 있는 허허벌판 이었다. 이와 반대로 동부는 바다 같이 수평선이 보이는 큰 호수와 그 호수에서 흘러나와 대서양으로 흘러가는 세이트로렌스 강이 있었다. 이러한 지형적 차이는 생활 환경과 문화 큰 차이를 주는 것 같고, 서부에 비해 동부는 더 활기차고 기운 돋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우리의 캐나다 동부 여행 경로는 퀘벡을 시작으로 몬트리올-오타와-토론토-나이아가라 폭포로 이어졌다.
동부 여행의 첫 시작은 퀘벡주에 있는 퀘벡시티였다. 퀘벡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누구나 캐나다 하면 떠올리는 곳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신(공유)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넘나 들었던 캐나다 촬영지 또한 퀘벡시티이다. 내가 퀘벡을 갔을 때는 여름이 한창일 때라 단풍 국의 유명한 단풍 여행은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퀘벡주 자체가 캐나다 내에서 유일하게 불어를 쓰는 문화권으로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다. 먹는 게 남는 거라고 퀘벡시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필 베이커리'이다. 제빵의 나라 프라스의 후예들이여서 그런가, 여기서 먹은 빵들은 서부에서 먹던 퍼석거리는 식감의 빵들과 완전 달랐다.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고, 줄서서 기다렸다 빵과 음료를 주문해서 먹었다.
몬트리올은 불어를 사용하는 퀘벡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매년 7월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열린다. 운이 좋게도 재즈 페스티벌에 몬트리올을 여행했고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재즈 기간에는 정해진 시내 구역내에서 축체가 열렸다. 아주 큰 야외 공연장으로, 광장뿐 아니라 주변 거리들도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과 그를 보기 위해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가슴 벅차고 즐거웠던 순간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을 때였다. 매장 밖에 있는 파티오에 앉아 간단한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고 있을 때, 예상하지 못한 축제 퍼레이드 행렬들이 매장 앞 거리를 지나가면서 흥겹게 연주를 했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의 이벤트가 몬트리올 여행의 묘미였다.
많은 사람들이 토론토와 밴쿠버를 캐나다 수도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오타와가 캐나다의 수도이다. 행정적으로 모든 것들이 모여져 있는 곳으로 모든 국가 기관의 관청이 오타와에 모였있다. 이런 오타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 리도 운하이지 싶다. 나는 여기서 난생 처음으로 운하를 봤다. 계단식으로 층층이 수문이 놓여져 있고 길이는 202KM로 24개의 수문이 있다. 운하의 폭은 생각보다 좁았다. 운하 바로 옆에는 화려한 페어몬트 호텔과 국회 의사당 건물이 있었다. 그리고 운하가 강으로 이어지는 도입부 주변으로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있다. 나는 아직도 그 공원에 앉아서 강 넘어로 본 노을이 가끔 생각난다. 울긋불긋하게 하늘을 물들이며 강 건너편의 건물들 뒤로 숨는 석양이 만들어 낸 풍경은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또 다른 오타와에서 추억은 오바마 대통령이 들렸었던 맛집, 비베 테일즈 본점에서 먹은 페스츄리이다. 얇게 편 도우를 기름에 튀기고 그 위에 원하는 토핑을 커스터 마이징해서 먹을 수 있는 국민간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맛있다해서 더 유명해진 캐나다 국민 디저트이다. 이 디저트의 달달함은 내 여행에도 설탕 한 스푼을 넣은 것처럼 여행 자체를 더 달게 만들어 주었다.
토론토에서 카지노 버스를 타고 간 나이아가라 폭포는 거의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우리는 여행의 마지막을 편하고 호화롭게 보내기 위해서 나이아가라 폭포가 내려다 보이는 전경의 호텔을 예약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눈에 띄는 타워가 있는데 그 타워에 있는 호텔이었다. 호텔 방의 한 쪽 벽은 통창으로 밖에 훤히 내려다보였고, 그 창을 통해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끝도 없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물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해가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폭포에는 인공 조명을 비춰 형형색색으로 폭포의 색이 바뀌는 조명쇼를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위도가 높은 곳은 밤 10시가 넘어야지 해가 지니, 야경을 보고 싶다면 꼭 하룻밤 정도 숙박을 하길 바란다. 낮에 보는 폭포와 밤에 보는 폭포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잠깐만 안녕, 캐나다 ;) 곧 다시 빨리 돌아올게.
다음편부터는 유학 생활을 하면서 겪었었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