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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다비 Dec 20. 2021

1.3] 나는 왜 캐나다 시골 촌구석으로 갔나?

(Feat. 워킹홀리데이 박람회)

나의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는 남들과 다르게 시작했다. 다들 밴쿠버, 토론토, 캘거리 등 많이 알려진 대도시로 가서 어학연수를 먼저 시작할 때 나는 아무도 잘 모르는 캐나다 시골 촌구석으로 갔다. 'FOX CREEK'이라 불리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심지어 캐내디언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그 정도로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왜 처음부터 그 시골 촌구석으로 갔냐고? 워킹 홀리데이 자체가 꿈이고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통 워홀러들은 처음에 대도시로 가서 어학원을 다니며 영어를 배우고 나서,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일도 하면서 해외 생활하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나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에서 오로라를 보고 돈을 모아서 남미로 여행을 가고 싶었다. 영어는 여행을 다닐 수 있을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학원을 가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늘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처음부터 시골로 갈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습한 여름이 다가올 무렵,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워킹 홀리데이 박람회에 참가했다. 거기서 새로운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 이미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사람들, 캐나다 유학을 연계해주는 유학원 직원들, 설레는 맘으로 워홀을 가려고 준비하는 사람들. 그중에 워킹홀리데이를 이미 다녀온 사람과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녀는 이미 캐나다에서 1년 동안 워홀을 끝내고 남미 여행까지 다녀온 사람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먼저 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캘거리에서 어학원을 다니며 영어를 배웠었다고 했다. 어학원이 끝날 무렵, 많은 곳에 이력서를 뿌렸고 한 달 정도 지나서 패스트푸드점에 일을 구했다. 하지만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는 일할 스케줄을 많이 안 줘서 넉넉한 생활비를 벌기도 빠듯했단다. 다른 일을 구하려고 했지만 일은 쉽게 구해지지 않았고, 점점 캘거리에서 생활이 힘들어져 갔다. 


결국, 그녀는 캘거리 생활을 포기하고 숙소를 제공해주는 일자리를 찾아 작은 시골 마을로 이동을 했단다. 그 시골 마을로 간 뒤에 그녀는 생활비로 나가는 지출이 없고, 일도 주 40시간 맞춰서 할 수 있어서 남미 여행 갈 돈을 모을 수 있었단다. 그녀의 얘기를 통해서 대도시에서 삶이 얼마나 힘든 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골로 가면 안정된 일자리와 숙소를 제공해주는 업체들이 많다는 것도.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는 캐나다 시골 가서 먼저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큰 도시로 이동을 하거나, 캐나다 전역을 여행하는 게 돈이 부족해서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더 나을 것 같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큰 도시에서는 불빛이 많아서 오로라가 잘 안 보인다고 한다. 불빛이 별로 없는 곳, 위도가 높은 곳으로 갈수록 오로라를 더 잘 볼 수 있단다. 그래서 나는 돈도 모으고 오로라도 보기 위해서 시골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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