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즐거운 기린 Jul 22. 2022

자존감의 부족, 그 공허함에 대하여

자존감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아이를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는 법 등등. 건강한 자존감은 자신의 능력 범위를 알고 적절한 목표를 설정, 성취해 나가는 힘입니다. 이것은 행복한 삶을 위한 기본적인 능력이며 따라서 자존감의 부족은 마음속 여러 어려움들로 이어지곤 합니다. 오늘은 건강하지 못한 자존감을 지닌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N씨는 33세의 남성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N씨가 업무를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동력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업무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칭찬을 받을 때면 N씨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에 우쭐해집니다. 업무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지만 N씨와 동료들 사이의 관계는 좋지 못합니다. 동료들은 취미 활동까지 늘 자랑하고 동료들의 것은 깎아내리며 무엇이든 서열 매기기를 좋아하는 N씨와의 대화를 피합니다. N씨는 동료들이 자신을 시기하기 때문에 관계가 멀어졌다고 생각합니다. N씨는 외로워하지만, 다가갈수록 사람들은 N씨를 점점 더 싫어합니다.


자존감 낮은 성격이 생기는 이유를, 자기심리학 학파 정신분석가들의 이론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은 인격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1. 부모를 이상향으로 삼고 2. 부모의 인정을 받으면서 자존감을 형성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면서 자존감은 점차 현실에 뿌리를 내립니다. 때로 인정을 받고, 때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과정을 거치며 사람은 자존감에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할 때 사람은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성공한 사람들과 자신을 지나치게 동일시하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을 무시합니다. 자존감에 타격을 입을 때 회복하기 어려워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끝없이 자신의 우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타인의 인정에 항상 목이 말라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밑 빠진 독과 같은 자신의 자존감을 채워 줄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깊이 있는 인간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 가운데 자존심이 특히 세다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기 쉽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보이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고집은 자신이 틀릴 수 있고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자존심이 센’ 사람은 자존감에 커다란 타격을 입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람은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키가 크고 작다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처럼 자존감의 정도도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기애적 성격 양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 샘을 내고 열등감을 느낍니다. 능력 이상의 것을 목표로 하다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상처에서 회복하고 목표를 조정하면서 점점 더 단단한 자존감을 형성해 나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잘못되었을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태도가 건강한 자존감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전 07화 불효자는 울지 않는다, 다만 화를 낼 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