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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의 연금술사 May 31. 2022

중동 느낌 물씬! 카타르 전통시장 이야기

황금빛 조명.

아랍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

노천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물 담배를 즐기는 모습들.

예쁜 조명들과 아랍의 전통공예품들.

길가에 즐비한 중동의 음식들.

귓가에 들리는 아랍어.     

어디선가 알라딘이 양탄자 타고 날아올 것만 같은 그곳.

바로, 카타르의 전통시장의 모습이다.   

카타르의 전통시장, 쑥 와키프. 곳곳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카타르 전통시장의 공식 명칭은 쑥 와키프 (Souq Waqif)이다.

아랍어로 Souq은 '시장', Waqif는 '서있다'라는 의미로, 예전에 물건을 판매하던 상인들이 향신료, 계피, 생선, 옷 같은 상품들을 진열하기 위해 입구에 서있었던 것에 유래하여 '서있는 시장' 즉, ‘쑥 와키프’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줄여서 ‘쑥’이라고 부른다.     


쑥은 카타르 여행 시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데, 개인적으로도 정말 강력 추천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카타르는 사막기후를 지닌 나라라서 햇볕이 강하고 온도가 높은 낮에는 다들 외출을 자제하는 탓에, 전통시장은 날이 어스름해지는 저녁 5-6시 정도는 되어야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보통은 자정 즈음이 되면 다시 한산 해지지만, 주말을 앞둔 목요일 저녁에는 자정이 넘도록 북적거린다. (카타르는 금토가 주말의 개념이라서, 목요일 저녁이 우리나라의 불금에 해당한다.)     


어두워진 하늘 아래에 카타르의 황금빛 조명과 중동식 건물이 어우러지고, 그 곁을 지나가는 카타르 전통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 내가 진짜 중동에 있구나. 다시금 깨닫게 된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한 거리에는 연인끼리 혹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앉아서 여유로이 물 담배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이국적인 모습이다. (담배를 안 피우 사람들도 물 담배를 한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 물 담배 향을 맡으면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물 담배를 피우는 테이블을 피해 다닌다.)     




쑥에서는 판매되는 물건이 같은 가게들끼리 밀집되어 일종의 구역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다지 넓지 않은 부지에 많은 가게들이 입점해있다 보니, 시장 구석구석까지 발달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좁은 골목이 여러 방향으로 발달된 미로 같은 구조 때문에 초행자는 100프로 길을 잃는다. 하지만 또 부지가 그다지 넓지 않은 탓에 여기저기 헤매고 나와도 중심이 되는 곳은 항상 찾을 수 있는 신비한 곳이기도 하다.     


참고로 나는 매우 매우 심각한 길치인 탓에, 쑥에서 8년째 길을 헤매고 있다.

그래도 헤매다 보면 중심이 되는 곳은 찾는다. 쑥이 그다지 넓지 않은 것이 다행일 따름이다.    

아랍의 전통공예품이나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거리

 




쑥은 현지인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시장인데, 현지인들은 쑥에서 말린 과일, 견과류, 향신료, 향수, 전통의상 등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하고, 관광객들은 카타르의 기념품 등을 구매한다. 그 외에도 카페와 레스토랑이 가득한 거리에서는 이집트, 레바논, 모로코, 이라크, 시리아 등 다양한 중동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시장 한편 마련된 광장은 다용도로 사용되는데, 행사를 진행하거나, 어린아이들을 위한 미니 놀이공원을 운영하거나, 때로는 낙타나 말, 당나귀 같은 동물을 데려다 놓을 때도 있다.  

향신료를 구매하는 사람들(좌) / 광장에 있는 낙타(우)




세상의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듯, 일을 하다 보면 힘든 시간들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친구랑 쑥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노천카페에 앉아서 카타르 황금빛 조명과 건물들을 마음껏 즐기면서 수다 한 판을 떨고, 쑥에서 산 말린 과일 한 봉지를 안고 집에 돌아오면, 그간 쌓인 스트레스는 저 멀리 날아간다.   

   

8년째 가도 가도 질리지 않는 쑥.


그렇게 나는 매달 쑥에 방문 도장을 찍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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