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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의 연금술사 Jan 09. 2022

‘아잔’ 소리를 아시나요?

하루에 다섯 번, 무슬림의 예배 알람 ‘아잔’

아잔 소리에 잠이 깼다. 평소에는 아잔 소리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데, 아마 조용한 새벽이라서 잘 들렸나 보다.


아잔은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무슬림의 예배 알람(예배시간을 알리는 소리)이다. 무슬림(이슬람교도를 무슬림이라 부른다.)의 의무 중 하나는 하루에 다섯 번씩 예배(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시간이 딱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같은 날도 있고 몇 분씩 다른 날도 있다. 그러나 거의 비슷한 시간이고, 새벽, 정오, 오후, 해 질 녘, 밤 정도에 울린다. 예배시간이 되면 모스크*뿐 아니라 공공장소를 포함한 카타르 온 전역에 울려 퍼지는 아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스크란 이슬람교의 예배당으로 기독교로 치면 교회, 가톨릭으로 치면 성당, 불교로 치면 절(이하 기타 종교 생략)에 해당하는 건물로, 건물 위에 이슬람교의 상징인 초승달이 걸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가 사는 카타르는 이슬람교 국가라서 모스크가 정말 많고, 공항, 쇼핑몰, 전통시장을 비롯한 모든 공공장소에 기도실이 구비되어 있다.


아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무슬림들은 집에서 기도를 하거나, 주변에 있는 모스크 혹은 기도실로 가서 기도를 한다. (아랍어를 모르는 사람들 귀에는 아잔 소리가 일종의 음악처럼 들린다. 실제 소리 및 아잔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 보시길...)




카타르에 처음 왔을 때는 아잔 소리가 나올 때마다 너무 놀라서 움찔움찔했었고, 아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기 일쑤였는데, (당시 숙소 근처에 모스크가 있어서 소리가 더 잘 들렸다.)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서 사실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한때는 아잔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화가 날 때도 있었는데, 다르게 생각하니, '내가 내 종교에 이렇게 진심으로 시간을 맞춰가며 기도한 적이 있었나...'라는 반성과 함께, 열심히 기도를 하는 무슬림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여러 종교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나도 내가 믿는 종교가 있지만, 세상에 있는 종교들과 그들이 믿는 것,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왜, 무엇을, 어떻게 믿는가에 관해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특히나 이슬람교는 한국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종교라서 그런지, 그들의 생활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가끔은 신비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특히 해가 뉘엿뉘엿 지는 일몰 즈음, 아잔 소리에 맞춰 초승달이 떠있는 모스크로 들어가는 무슬림들을 볼 때면, 정말 내가 외국에 있구나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카타르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해야 할까.




오늘은 나도 아잔 소리에 맞춰 기도를 해야겠다.


모두가 평안하기를. 항상 건강하기를.

그리고 주어진 오늘 하루에 감사하며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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