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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성 Aug 19. 2024

가리워진 길


익숙한 길을 걷는다
안개 낀 가로등 불빛 사이
무언가 아른거리는 듯


지도 앱을 켠다
화면 속 파란 점과 노란  사이

스마트폰이 알려주는 이곳은
날마다 밟던 인도 위


다시 지도 앱을 들여다본다
여러 발짝 옮기는 동안에도
파란 점은 그대로다

길을 잃진 않았는데


갈래길 앞에 멈춰 선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아득하기만 한 도로의 끝

손바닥에 남은 흔적을 돌아보면

기억이 뒤섞여 흐릿한데


눈을 감고 귀 기울이면
그대가 들리는 듯

앱을 끄고 발걸음을 옮긴다
닿을 거라 믿고 걷다 보면
익숙한 풍경이 보일 테
그때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가리워진 길 - 유재하
삶이란 안개 낀 거리를 걷는 것처럼
늘 가리워져 있지만,
오래된 노랫말이 남아
그 길을 작게나마 밝혀줍니다.
비록 노래 부르던 이는 떠났지만요.

설익은 시로 다시 돌아올 그댈 기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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