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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성 Oct 07. 2024

서른 즈음에


나는 늘어진 시간의 흐름이다
서른 즈음에 살포시 놓여있고
, 난 강물인 걸까
청춘의 끝자락을 향해 흐르고 있고
흐른다는 건 이별인 걸까


힘겹게 펼쳐진 기억 저편에
아니, 난 일기장인 걸까
총기를 잃어가는 두 눈으로
지난날을 써 내려가는데
하고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손이었다면
시간을 붙잡아보았을 것이다
꽉 잡는 순간 멈추어지는 젊음
진정 기뻐할 수 있을까
근데 난 어른이 된 걸까


후회는 삼키는 걸까
살아있는 건 현재뿐이라고
매일 스스로에게 세뇌하는 걸까


추억이 내 위로 스쳐간다


담배 연기처럼 사라지는 나를 본다
저 멀리 청춘의 풍경이 있다
뿌연 사진 속에서 나를 읽어내린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세월은 멈추지 않는다
서른의 문턱을 넘어가는 건


과 날 사이에 무심하게

낯선 시간이 피어나고 있다

그 안을 채운 아쉬움과 그리움


김광석 - 서른 즈음에
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내면서 지냅니다. 10대 때에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자꾸 비추어보고, 흉내 내고. 선생님, 부모님, 또 친구들. 그러다 20대 때쯤 되면,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서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그러구 지냅니다. 가능성도 있고. 나름대로,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뭐,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그렇게 지내지요.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이는데, 마무리를 못 해서 다치기도 하고, 아픔도 간직하게 되고, 그럽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버리든가, 스스로 깨어지든가.

그러면서 아픔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죠. 피해가고. 일정 부분 포기하고, 일정 부분 인정하고. 그러면서 지내다 보면 나이에 'ㄴ'자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뭐, 그때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그렇지도 못합니다.

- 어느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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