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

약정기간이 지나간다.

by 제밍






지나다 문득 눈에 밟히는 느슨해진 마음은, 그러니까 분명 꽉 힘주어 묶었던 어느새 땅에 닿아있는 신발끈이나 두 손으로 조심스레 잡았던 이젠 침대 위로 휙 던진 약정이 은 핸드폰 같은, 다시 힘주어 묶기를 바라는 걸까 아님 그러지 않길 바라는 걸까. 그저 잠시 잊어버렸다고 치부하기엔 무성의하달까, 지나기 전 처음 묶은 마음을, 지금도 분명하게 기억하는 걸 보면.


할 수 없어서일까, 고른 길을 간다 한들 신발끈 풀릴 걱정 없이 그 길의 끝까지 천천히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장담을.
무뎌져서일까, 그렇게 액정에 하나, 옆면에 둘. 생기는 흠을 보며 아무리 두 손으로 잡는다 한들 평생 떨어트리지 않을 수 없음을.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느슨해진 신발끈을 다시 꽉 묶어야 할까, 장담할 수 없는 것을 장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처음의 마음으로.
던진 핸드폰을 다시 두 손으로 들어야 할까, 흠 하나 없이 써야지 했던 약정의 첫 날.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keyword
이전 02화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