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기다림은 내일을 위한 것.

by 제밍





기다림은 오늘을 지루하게 하지만 내일을 살게끔 한다.
그런 우스갯소리도 그래서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하루하루가 정말 죽을 듯 살기 싫은데 내일 도착할 택배 기다리며 산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가 정말 죽을 것 같아도 토요일, 일요일만 보고 산다는.
나는 택배가 도착할 예정인 날과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만 있어도 행복할 주말을 목 빠지게 기다려도 봤고, 요즘은 줄줄이 개봉할 예정인 영화들을 기다리고 있다.


택배와 주말 그리고 영화,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는 것이 다가오지 않은 오늘은 이토록 지루할 수가 없다.
하늘의 구름이 쉼 없이 흘러가는 거 보니 시간이 흐르고 있기는 한데 내 시간은 멈춰있는 거 같은지. 시간이 멈춰있다고 생각하니 걸음도, 머릿속 생각도 같이 멈추는 기분은 온몸을 잠식하기 충분하다.
이렇게만 보면 되게 우울하지만, 그렇게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무기력이 야금야금 나를 삼켜도 내일은 온다.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삼키고 있는 무기력과 지루함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그까짓 게 뭐라고. 위풍당당하게.
택배는 예정된 날에 오고, 달력이 넘어가며 주말도 오고, 하나둘 기다렸던 영화도 개봉하고.


일단 버텨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나온 말인가 싶다. 오늘은 지루해도 내일을 살아갈, 기다림으로부터 버텨내라고. 그래서 조금 재미가 없는 날들인가 싶다가도 퍽 안심이 된다,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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