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속에서 감사하는 아이
나를 이루는 토마토, 고마움 가득 시금치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강아지 똥 중에서
<강아지 똥>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은 강아지 똥이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민들레의 몸속으로 들어가 꽃봉오리를 맺는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이야기야 말할 것 없이 감동적이지만, 민들레 속으로 들어가는 강아지 똥의 모습을 그려낸 정승각 선생님의 그림은 정말 가슴을 찡하고 신비롭고 환하게 만든다.
아무짝에 쓸모없어 보이던 강아지 똥도 자신을 녹여 또 다른 생명 속으로 스며들어 ‘별처럼 고운 꽃’이 된다는, 모든 것은 서로를 오가며 지속된다는 아름답고도 거대한 자연의 섭리를 담아낸 걸작이라 생각한다.
강아지 똥의 사랑, 헌신뿐만 아니라 공존, 연결, 에너지의 변환 등 열린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딸과 함께, 반 아이들과 함께 수십 번을 읽었다.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운 ‘성분’이라는 단어까지 등장시키며 나의 감동을 전해보려 애쓰기도 했다. 그러다 나의 설명이 원작의 감동을, 아이들 각각의 해석을 훼손시키는 것 같아 그냥 함께 읽고 또 읽었다.
<나를 이루는 토마토>
아이의 영양을 생각하는 엄마로서, 강아지 똥 이야기는 제목이 주는 심상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음식을 먹을 때 자주 떠오르곤 했다.
딸에게 야채를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 토마토를 먹을 때 ‘우린 토마토가 들판에서 흡수한 햇살과 비와 바람을 함께 먹는 거야. 자연의 건강함을 담아 내게 전해주는 토마토에게 참 고맙다.’라는 말을 들려주곤 했다. 때로는 토마토 한 알에 이렇게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엄마를 둔 딸도 참 귀찮겠다 싶기도 했다.
딸이 어린이집을 다닐 때, 텃밭을 분양받아 작물을 재배한 적이 있다. 원장님께서 거의 다 관리해주시고 우린 잡초 뽑기, 작물이 자라는 모습에 감탄하고 열매 따기 정도만 했음에도 농사일이 얼마나 고된지 엿볼 수 있었다. 날씨의 변덕, 흙이 요구하는 것들, 벌레의 역습 등 어디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그로부터 음식을 먹을 때 자주는 아니어도 토마토, 나아가 농부님들, 그리고 이 맛있는 요리를 해 주신 할머니께 감사드린다는 말도 덧붙이곤 했다. 역시나 딸은 이런 엄마가 참 귀찮았겠구나 싶다.
<고마움 가득 시금치>
남해에 내려와 매일 산, 들, 바다를 바라보며 산다. 그 산, 들, 바다는 모든 것을 품어 키워낸다. 눈을 뜨기도 힘든 뜨거운 태양, 거친 바람, 묵직한 파도. 그 속에서 모든 것은 서로 스미며 자라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겨울 차디찬 땅에 뿌리내린 시금치는 태양의 온기를 받아 여름빛 초록을 뿜어내고, 우린 또 그 시금치를 "잘 먹겠습니다!" 하며 먹는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습관처럼 배우는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 내 아이와 함께 그 습관과 같은 말에 담긴 의미를 조금 더 폭넓게, 조금은 더 깊게 이야기 나눠 보면 어떨까?
* 추위를 견디고 햇살을 품은 시금치네.
* 강인한 시금치처럼 나도 강해지겠다.
* 농부님, 요리사님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과의 연결을 이해하고, 그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그를 통해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선택하고, 한 끼 한 끼 고마움을 담을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우리 함께 웃으며 성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