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동그란 Mar 25. 2022

재수 없는, 브런치 작가 한 번에 합격하는 법

자신(自身)을 되찾는 시간 4탄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MZ 세대의 베스트셀러인 나쁜 어린이표, 양파의 왕따 일기 같은 책만 보는 등 책 편식이 심하긴 했지만...


 엄마의 아들을 약 올리던 실력을 십분 발휘하여 비유와 상징을 곧 잘했고 시를 써서 제법 상도 받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글을 잘 쓰는 줄 알았고, '작가'라는 있어 보이는 직업을 알게 된 뒤로는 초등학생 때 장래희망을 적는 칸에 줄곧 작가를 적어 넣었다.


 내가 짧게 썼던 '시'는 사람들이 해석을 붙여서 그럴듯하게 만들어주어 운 좋게 상을 받았던 것이고, 객관적으로 말하면 나는 글 쓰는 재주가 탁월하지는 않았다. 커가면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현실을 깨닫고 무명작가의 수입을 알게 된 뒤로 요란스럽게 꿈을 접었다.


 아버지가 안 계신다는 이유로 나를 놀리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고 어린 나이에도 무시당하는 게 너무 싫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더 찾아서 했던 것 같다.

 대학교 선택도, 직장을 선택할 때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공기업이 가고 싶었고, 나름 공공기관(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에 입사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입사한 회사에서 나는 마음의 병을 얻어 병가를 냈고, 3년 다닌 공공기관을 퇴사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했다.


 이제 퇴사 후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될지 근본적인 고민이 생겼다.




나, 퇴사해도 후회하지 않을까?



 코로나 상황에서 청년 취업이 얼어붙었다는 기사는 매일 매스컴을 통해 보았다. 공공기관을 5년 동안 준비했고 어렵사리 들어간 곳이라 퇴사를 입에 올린 순간부터 입이 썼다.

 나는 지난 2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고 조금 과장을 보태서 피 토하듯이 목소리를 냈고, 노동조합까지 만들었다. 결국에는 마음이 많이 망가진 상태가 되었고 2개월간 병가를 썼고 이를 끝으로 퇴사를 했다.


 비록 타인을 의식하며 선택한 직장일지라도 나는 나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나 자신에 집중하고 싶었다. 온전히 '나'의 회복을 위해서, 또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쓰고 싶었다.


우선은 그동안 나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한글 파일에 정리했고 나와 3년을 함께한, 이 회사에서 버틸 수 있게 해 준 내 소중한 동기들과 나를 전적으로 지지해주는 단짝 친구에게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피드백과 교정이 있었다. 나의 마음을 다치게 한 일들과 아프게 한 사람들에 대한 글이, 나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들에 의해서 완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카카오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게 되었다.





재수 없는, 브런치 작가 한 번에 합격하는 법



 그리고 재수, 삼수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인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한 번에 성공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애정 덕분에 글이 좀 매끄러워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꾸밈없이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내가 생각한 작가 선정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진솔함' 같다.



브런치 작가 신청



1. 작가 소개 (300자)

2. 발행계획 (300자)

3. 자료 첨부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기 위한 단계는 크게 세 단계이다. 작가 소개에 대한 내용을 300자로 적은 뒤, 브런치에서 쓰고자 하는 글의 목차 격인 발행계획을 작성한 뒤 내 서랍에 담겨있는 글들을 첨부하면 된다.




나는 작가 신청을 하기 전에 글을 썼고

chapter 1~3으로 구상을 짠 뒤

chapter 1에 해당하는 글을 자료로 첨부했다.




그리고 내 목에 걸린 합격의 목걸이... (?)



 주변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나서 해준 말은 공감이 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내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나와 같은 아픔이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동안 나조차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했던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을 정도로 가식을 걷어내고 꾸밈없이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다른 후기를 찾아봐도 한 번에 합격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라'는 것이었다.



 나는 신(神이 아닌 辛)의 직장이라는 공공기관에서 마음의 병을 얻었지만, 글쓰기를 통해 자신(自身)을 회복하고 싶다. 또, 그동안 내 삶의 목적은 직장에 있었는데 이제는 신(新) 직업에서 찾을 것이고 그 과정도 소상히 적을 예정이다.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회복한 것,



이것이 내가 브런치 작가에 지원한 이유이고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던 팁이다.




이전 09화 네가 주인공이라서 그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