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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정이 Mar 08. 2022

결혼 후 회사를 더 열심히 다녀야 하는 3가지 이유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웨딩카페에 퇴사를 결심하는 고민 글이 종종 올라온다. 원래도 마음에 들지 않은 회사였는데 결혼 준비를 하면서 더 정이 떨어져서, 회의감을 느껴서, 예비신랑도 힘들면 그만두라고 해서 등 다양한 이유다.


각자의 환경에 따라 사연이 다르겠지만 퇴사 고민 글을 쭉 읽어보면 궁극적 원인은 한 가지다. 결혼을 통해 안정감을 얻으니 이 정도 회사는 그만둬도 괜찮을 것 같은 것이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내가 벌지 않아도 배우자의 수입이 있으니, 이 작은 월급 때문에 그만두지 못했던 회사를 퇴사할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같은 여자로서, 맞벌이 결혼 2년 차로서 이 용기를 진심으로 말리고 싶다. 회사는 결혼 후 더 열심히 다녀야 한다.


내가 미혼이어도 똑같이 퇴사할 것인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 스스로에게 반드시 해야 할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변함없다면 퇴사를 해도 괜찮다. 이직, 또 다른 기회 등 나의 몸값과 가능성을 높이는 퇴사라면 지지한다. 그러나 ‘나’가 주체가 아닌 결혼이나 배우자로 인해 회사를 그만둔다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나를 지켜주는 것은 배우자가 아니라 월급이다.  

내가 힘들 때 나를 지켜 주는 것은 무엇일까? 배우자의 따듯한 말 한마디와 넘치는 사랑일까? 미혼일 때 결혼한 선배들이 한 조언이 있다. 결혼 후 부부가 싸우는 대부분의 원인은 ‘돈’때문이라고. 돈이 원인이 아닌 것 같아도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돈인 경우가 많다.


가사도우미를 쓰면 집안일로 다툴 일이 없다. 양가에 용돈을 넉넉히 드리면 서로 비교하거나 명절에 눈치싸움을 할 일이 줄어든다. 돈이 없어도 부부간 신뢰와 애정으로 행복할 수 있지만 돈이 없는 행복은 지속하기 어렵다. 가정의 소소한 행복과 일상은 나의 월급으로 더욱 단단해진다.


둘째, 부부의 동등함은 경제권에서 나온다.

가사노동과 육아도 무상 노동이 아니다. 이 둘을 돈으로 환산하면 경제활동을 하는 것과 동일하고 때로는 더 힘들다. 그러나 아직 아이가 없고 가사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신혼이라면 소득을 창출해야 한다. 퇴사는 언제든지 할 수 있고 취업은 내가 원할 때 바로 할 수 없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이상 소득이 있어야 발언권이 힘을 얻는다.


배우자의 퇴근을 기다리고 정해진 생활비를 사용하면서 내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을까? 동물의 세계에서도 사냥을 하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 무리(가정)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우리 부모님은 내내 맞벌이셨다. 엄마는 일을 하면서 피부숍도 다니고 아빠가 반대했던 고액과외도 시켜주었다. 그리고 이사,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아빠는 항상 엄마의 의견을 존중하셨다. 지금 우리 부부도 주택구입과 주식투자를 할 때 동등하게 의견을 낸다. 경제력은 사회, 가정 어디에서나 중요하다. 


가정주부라고 아내를 평가절하하는 남편은 경계해야 한다. 가사노동으로 나의 가치를 제한하는 아내도 없기를 바란다. 원래 가정주부가 꿈이 아니었다면 당신은 가사일보다 더 멋진 일을 할 수 있다. 


셋째, 이직과 자기 계발은 회사를 다니면서 하는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면 그 시간만큼 오롯이 생산적인 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대단한 착각이다. 사실 회사를 다니면 하루에 1-2시간 나를 위해 쓰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퇴사한 나는 과연 시간을 계획적으로 쓸까? 주말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말 이틀을 계획적으로 쓰지 않는다면 퇴사 후 일상도 똑같다. 회사를 다니는 주말은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퇴사를 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쉬어야 할 일이 생길 것이다. 퇴사를 하고 새로운 걸 준비하고 싶다면 주말부터 계획적으로 써보자.


그리고 출퇴근 시간, 이른 아침, 자기 직전 등 직장을 다니면서도 마음만 먹으면 자투리 시간을 쓸 수 있다. 이런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고 이직 준비를 해야 더욱 절실해진다. 결혼을 해서 안정감이 생겼으니 본격적으로 퇴사를 하고 새로운 것을 준비하겠다는 안일한 마음으로는 그냥 가정주부로 남기 쉽다.


내가 말하는 월급이 꼭 회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30대에 억만장자가 된 <부의 추월차선>의 저자는 부자로 가는 추월차선을 타려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라고 이야기한다. 분명한 건 저자도 리무진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얻은 사업 아이디어로 회사를 차렸다는 사실이다. 계획없이 ‘결혼’을 했기 때문에, ‘안정감’을 얻어서 경제활동을 그만두는 것은 내 인생을 남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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