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금부터 천하제일 오뚝이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뚝이가 아닌 분들은 전부 퇴장 바랍니다."
결국 오고야 말았다. 나는 하뚝이 주제에 무슨 천하제일 오뚝이 대회를 오고 만 걸까. 너무 긴장돼서 몸이 울렁울렁거린다.
"괜찮으세요?"
옆에 서있던 오뚝이가 나에게 물었다. 이런 대회에서도 남을 챙길 수 있다니. 정말 상뚝이다.
"네에..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나는 식은땀을 쓸어내며 대답했다. 이제 진짜 정신 차려야 한다. 경기 룰은 아주 간단하다. 넘어지지 않고 영원히 일어서는 오뚝이가 승리. 인생의 대부분을 일어서며 살아왔지만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준비 시이작!"
드디어 시작되었다. 내 옆에 붙은 진행자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내 귓가에 빠르게 속삭였다.
"넌 말이야 그림도 못 그려서 대학도 떨어졌지. 미대도 못 나온 녀석이야. 게다가 성격도 좋지 않아서 주변에 친구도 없어. 옷 입는 것도 꽝이야. 어떻게 이런 바지를 살 수 있지? 내가 네 회사 동료였다면 분명히 뒤에게 비웃었을 거야. 그런 주제에 천하제일 오뚝이 대회를 나와? 너무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