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생긴 것도 적당히 귀여운 편이고요, 물론 중학교에 올라가서 여드름이 폭발해 잠시 왕따를 당하긴 하지만 공부는 적당히 잘해서 인서울은 가고요. 대학생활은 첫 오티 때 술 취해 난동을 피고 나서 한 학기 다니고 바로 휴학한답니다. 대신 원래도 방구석 여포 기질이 있던지라 군대에서는 아주 펄펄 날아다녀요. 후임들을 기가 막히게 괴롭혀서 미친개 등급을 받게 되지요. 제대하고는 선배랍시고 후배들을 갈구다가 에타에서 저격당하고 친구하나 없이 졸업 때까지 학업에 집중한답니다. 덕분에 회사는 나쁘지 않게 가지만 회사 가서도 사회성이 떨어져 좀 고생합니다.
아, 그리고 이때까지 여자 한번 못 만난 모쏠이에요. 백날천날 노력하지만 가까워지려고 다가가면 여자들이 기겁하니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녀니 김치녀니 그런 글을 쓰는 사람으로 자라죠. 그래도 어찌어찌 결정사에 가입해서 결혼은 합니다. 나름 어리고 얼굴도 꽤 이쁘장해요. 문제는 여자가 애도 안 낳겠다, 일도 하기 싫다, 집안일은 반반이 기본 아니냐, 일 년에 두 번은 해외를 가야 한다 해서 골머리를 앓죠. 하지만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으니 해결을 할 턱이 있나. 그냥 용돈 20만 원 받고 월급을 고스란히 넘겨주면서 살죠. 그러다 본인한테 은근히 잘해주는 회사 여직원한테 폭 빠져서 매일 모셔다 드리고 주말마다 근교에 바람 쐬고 다니다 이혼당한답니다. 어때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친구죠? 이만한 기회가 없어요. 빨리 결정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