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半部)/시:어느 저승꽃의 수양록(修養錄)

마음의 산책: 시

by 하태수 시 수필

어느 저승꽃의 수양록(修養錄)



내 언제 죽는다고 하더냐!
삶을 욕심 내는 피골상접(皮骨

相接)한 95세 검버섯

지난날 95세 검버섯

얼떨결에 만든 자식들

밥그릇에 소리 없는 눈물로

밥 말아먹을때


굶주림도 채워주지 못한

지독스 러운 바람기

그 욕정을 불태웠던 세월 따라

묻혀 들어온 고환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한

막걸리도 몰랐다,

한 곳에 머물지 못한

고환(睾丸)을

운명의 칼날은 행복과 쾌락 으로

선별 후 쾌락만 잘라냈다.


거세된 쾌락은

부끄러운 추억 몇조각 손에 쥔 채로

피를 흘리며 아픔을 내지르는 소리

초안산 (楚安山)까지 들려도


내시(內侍) 영혼들도

혀를 차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95세 검버섯

자유와 방종(放縱)을

구분 못한 서툰 삶

쾌락의 살점이 뜯긴 흔적에


소중한 생명체의 도리(道理)는
촌각(寸刻)을 다투는

사지(死地) 에서

서글픈 눈물을 흘리고


이승에서 못다 한 정(情)
저승에서 연리지(連理枝)를

꿈꾸며


삶의 무게에 으등그러진

90세 검버섯 손등에 참회의 입술을

덮는다

90세 검버섯 새끼들에게 진 빚
너무 무거워 내려놓지 못한 채
행복을 평생 함께하지 못한

95세 검버섯 하루살이라 해도


아직 끝나지 않은

삶의 여정(旅程) 에


오래 묵은 가마솥에서

눈물로 달아빠진

누런 금반지를

며느리 손금에 올려놓는다

===
<添言>
1)피골상접(皮骨相接):살가죽과

뼈가 맞붙을 정도로 몹시 마름


2)초안산(楚安山): 서울특별시

노원구 월계동산 8-3 서울특별시
도봉구 창동 산 202-1 걸쳐있는

해발 114.1m의 산

3)(조선 시대 분묘군(사적 440호)

/楚安山內侍墓(초안산 내시묘)


4)연리지[連理枝]: 영원한 사랑

나무(최초 원뿌리는 1개로 되었
는데 2개로 포옹하듯 뻣어 자란

나무)


5)하루살이: (곤충) 겨우 하루를

산다는 뜻의 학명 때문에 붙여진
이름
===

<관련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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