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도 눈물이 난다

마음의 산책: 수필

by 하태수 시 수필


노인도 눈물이 난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노인은 울 일이 없잖아요.

이미 다 겪었고,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은 시기

아닌가요?”


그 말이 참 야속하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눈물샘까지 닫히는 건 아니다.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노인도 운다.


혼자 식탁에 앉아 젓가락 하나

들지 못하는 날,

평생 불러왔던 가족들의 이름.

사랑했던 벗.지인 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는 밤,


손에 잡히는 것 하나 없이

텅 빈 날을 바라볼 때

가만히, 아무 말 없이 운다.


울어도 괜찮은 줄 알았던 세월이

언젠가부터 ‘참는 게 미덕’이 되어

눈물조차 눈치 보게 되었다.


“나이 먹고 왜 그러냐”는 말 앞에서,

노인의 감정은 허락받지 못한다.


하지만,

울 수 있는 존재는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눈물이 난다는 것은 아직도

뭔가를 사랑하고,

아직도 아프고,

아직도 간절하다는 뜻이다.


노인의 눈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살아온 인생이 흘리는 마지막 언어다.


나는 그런 눈물들이

주름진 눈가에서 조용히

흘러내릴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누가 말리지도, 누가 어른답지

못하다고 꾸짖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함께 앉아 있어 주는

사회이기를......


노인도 운다.

다만 더 조용히,

더 깊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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