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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자치배움터를 탐방하다

세상과 연결되는 자치인 (3)

by 이현우 Feb 15. 2025

전국에는 은하수학교 외에도 다양한 청소년 자치배움터가 존재한다. 은하수학교 이외의 자치배움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기 집담회 때였다. 집담회에 참석한 몽실학교 파견교사를 통해 몽실학교와 연결될 기회를 얻었고, 그 자리에서 또래 친구인 '수영장'이라는 분을 소개받았다. 그는 몽실학교 운영위원회 대표도 맡고 있었다. 파견교사는 "너와 수영장은 결이 맞아 잘 통할 거다"며 소개해 주었고, 그 말을 믿고 몽실학교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결국 나는 겨울방학을 맞아 무작정 몽실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의정부의 몽실학교를 탐방하면서 나는 은하수학교와 여러 가지를 비교할 수 있었다. 몽실학교에서의 경험은 그동안 품고 있던 여러 고민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은하수학교에도 청소년자치회가 존재하지만, 몽실학교는 그 운영 방식이 다소 달랐다. 은하수학교에서는 40여 명의 청소년자치회가 소그룹으로 나누어져 자치행사를 준비하는 반면, 몽실학교에서는 10명의 청소년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활동하며, 나머지 청소년들은 ‘노란 조끼’를 입은 ‘노쪼’ 조직으로 참여하여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다. 이 방식은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길잡이교사 제도도 두 학교에서 다르게 운영되고 있었다. 은하수는 선발 없이 연수만 받으면 길잡이교사로 위촉되었으나, 몽실학교는 시간이 흐를수록 길잡이교사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당을 보고 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몽실은 길잡이교사 선발 기준을 세우게 되었고, 이 경험을 통해 은하수도 앞으로 길잡이교사 선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느꼈다. 은하수는 점차 발전하면서 이 문제를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은하수와 몽실학교 모두 무학년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몽실학교는 ‘더혜윰 프로젝트’를 통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탐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 프로젝트는 학문적 깊이를 더하고 실험적인 교육 방법을 제시하는 사례로, 은하수학교에서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떠올리게 했다.


탐방을 마치고 나니 은하수와 몽실학교의 상위 개념인 ‘자치배움터’라는 것 자체에 관심이 갔다. 은하수의 정식 명칭은 '인천청소년자치학교 은하수'이다. ‘우리나라에는 은하수와 몽실 말고도 다른 자치배움터가 있을텐데 그곳은 어떨까? 그곳을 보면 은하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궁금했던 질문을 풀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그때 핑구를 통해서 '얼룩'이라는 분을 알게 되었다. 자치배움터 졸업생을 대상으로 마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인터뷰를 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인터뷰를 위해 연락을 받았고, 나중에 서울에 새로운 자치배움터인 다가치학교를 만들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다가치학교 사업설명회에 참여했다. 다가치학교의 특별한 점은 중학교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자치배움터가 공교육 안으로 확장되다니! 막연하게 꿈꾸던 것이 실현되고 있었다. 은하수, 몽실, 다기치만 보아도 각 학교의 공간적 특징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새로운 자치배움터를 만날수록 신기했고 더 많은 곳을 알고 싶어졌다. 


이 일을 함께 하고 싶었다. 그렇게 올해 은하수 프로젝트로 전국의 자치배움터를 탐방하는 ‘은하수연구소’를 제안하게 되었다. 탐방을 통해 은하수학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배워오고, 교육적 견문을 넓히고 싶었다. 이제는 청소년 띨빵이 아닌, 길잡이교사 빵이으로, 아이들과 함께 준비하기도 하고 옆에서 조력하기도 했다. 학생자치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모여서인지 전체적으로 주도적이었다. 


탐방을 하면 주로 공간탐방, 인터뷰, 토로회의 과정을 거쳤다. 이것도 우리가 오랜 시간 고민해서 찾아낸 방법이다. 서울의 다가치학교, 군산의 자몽, 김포의 몽실학교를 함께 탐방했다. 탐방을 배우고 느끼고 더 생각하게 된 것을 정리했다. 


탐방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각 자치배움터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지만 그만큼 고민과 어려움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 토로회를 통해 서로의 지혜를 나누기도 했다. 뜨거웠던 토로회를 생각하면 앞으로 자치배움터의 고민들을 함께 나누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몽실학교에 위기가 찾아왔다. 경기도 교육감이 바뀌면서 몽실학교의  이름이 바뀌고 재구조화 당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치배움터의 주인인 청소년들에게 묻지도 않고 관에서 일률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자치배움터의 가치와 맞지 않는 관의 정책 추진 방식에 마음이 답답했다. 이를 막기 위해 어떻게든 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지금 자치배움터는 힘이 없고 청소년들이 관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였다. 은하수학교의 경우에도 은하수학교 조례가 없고 단순히 교육감 직속기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언제 바뀌고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제는 자치배움터의 수호와 지속에 관심이 생겼다. 각 자치배움터가 함께 만나서 토론하고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은하수연구소의 토로회에서 함께 자치배움터의 미래를 고민했듯이. 이 생각을 조금 더 구체화시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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