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 11. 겨울철 따뜻한 방바닥을 위한 방통 공사
"기포 콘크리트를 치는 이유가 뭐죠?"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에는 추운 겨울철을 따뜻하게 지내기 위한 난방 방식이 필요하다. 전 세계의 여러 가지 난방 방식 중에서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여 난방을 하는 우리나라의 온돌 난방 방식은 유일하다. 부엌의 아궁이에서 방바닥을 관통하는 연도를 만들고 반대쪽의 굴뚝으로 뜨거운 공기가 지나가면서 방바닥에 깔아놓은 돌에 열을 전달한다. 밥도 하고 동시에 난방도 한다. 정말 기가 막힌 난방 방식이 아닌가?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온돌 난방 방식은 고려시대 때부터 사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온돌 난방 방식이 점점 진화를 거듭하여 현재는 콘크리트 바닥 위에 단열재를 깔고 그 위에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난방 배관 파이프를 설치하고 방바닥 미장을 하는 판넬 히팅 공사로 발전한 것이다. 건축 현장에서는 바닥 온돌 난방을 위해 진행하는 모든 작업을 통틀어서 판넬 히팅 공사 또는 방통 공사라고 칭한다. '송당일경' 철근 콘크리트 골조 공사를 완료하고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마감의 기준이 되는 창호를 발주하는 것이었다. 창호가 제작되어 현장에 설치되기까지는 전기와 설비 입선 및 배관 작업을 하고 지붕 징크 평이음 공사도 진행하였다. 창호 설치가 완료되면 방통 공사를 진행한다. 내부 목공사 작업 전에 방바닥 판넬 히팅 공사를 완료해 놓고 투입하는 것이다. 현장마다 공정의 순서가 다를 수 있다. 어떤 현장은 내부 목공사를 완료하고 방통 공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나는 내부 목공사를 투입하기 전에 최우선적으로 방통 공사를 선시공한다. 왜냐하면 방바닥 미장을 위해 타설 한 모르타르를 최대한 오랜 기간 동안 양생시키기 위해서다. 모르타르는 양생이 되면서 함유되어 있던 수분이 증발하고 크랙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시멘트가 들어간 모르타르는 굳으면서 건조수축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건조수축 작용으로 인해 크랙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물의 규모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방통 타설 후 내부 인테리어 마감까지 2 ~ 3개월이 소요된다. 방바닥 마감까지 3개월 정도 바닥 모르타르의 양생 기간을 가지는 것이다. 외부의 기후와 기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양생기간을 거친다면 바닥 모르타르의 크랙이 거의 다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모르타르의 함수율도 기준치 이하로 떨어져 바닥 마감재 시공을 위해 좋은 여건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방통 공사를 목공 투입 전에 완료하는 또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후속 공정의 시공성을 위해서다. 작업을 하는데 바닥이 평평하면 작업용 발판을 설치하거나 작업자가 이동할 때 편리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 또한 바닥이 깨끗해서 마감 먹매김 작업도 쉽고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업 후에 뒷정리하기도 수월하다. 따라서 내부 목공사 작업 진행 전에 되도록이면 방통 공사를 선시공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송당일경'의 온돌 공사, 즉 방통 공사의 시공 순서와 높이는 다음과 같다.
방바닥 높이(140mm) = THK 30 단열재(가등급) + 기포 콘크리트 60mm + 온수온돌 40mm (1:3 모르타르) + 강마루 10mm
바탕면 청소 후에 바닥 마감 높이 표시를 위한 먹매김 작업을 진행한다. 방통 공사를 위한 먹매김은 가장 높은 곳을 기준으로 기포 콘크리트 두께(60mm)와 방통 모르타르 두께(40mm) 두 줄을 표시한다. 그리고 두께 3cm 단열재를 바닥 전체에 깔고 그 위에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 하기 때문에 단열재 두께를 고려하여 먹매김 시 반영해야 한다. 여기서 많은 건축주 분들이 의문점을 제시한다. 바닥에 단열재를 시공하는데 기포 콘크리트를 왜 타설 하냐는 것이다. 기포 콘크리트란 일반 포틀랜드 시멘트에 물과 발포제를 섞은 것이다. 쉽게 말하면 시멘트에 물을 섞고 여기에 기포가 발생하는 발포제를 넣어서 공기층을 만든 것이다. 기포 콘크리트를 다른 말로 경량 기포 콘크리트라고도 한다.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 하는 이유는 2가지다. 첫 번째가 바닥의 평활도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바닥 콘크리트가 정확하게 수평이 맞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왜냐하면 미리 만들어져 나오는 제품이 아니고 현장에서 직접 콘크리트를 타설 하는 과정에서 시공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심한 곳은 바닥의 레벨이 군데군데 차이가 나며 움푹 페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경사가 지기도 한다. 온돌 난방 방식에는 대부분 16mm XL 파이프를 사용한다. 온수 파이프 위에 방바닥 모르타르를 타설 하여 미장을 하게 되는데 이때 바닥 수평이 불량하면 XL 파이프 위의 모르타르 두께가 어떤 곳은 두껍고 어떤 곳은 얇게 시공된다. 모르타르 두께가 난방 배관 위 두께 허용치인 24mm 기준을 넘어가게 되면 난방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반대로 10mm가 채 안 되는 얇게 시공된 부위는 잘못하면 깨지거나 크랙이 발생한다. 또한 정확하게 수평 레벨을 맞추지 않고 방바닥 온돌 공사를 진행할 경우 바닥에 유리구슬을 놓았을 때 자기가 알아서 떼구루루 굴러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바닥의 수평 평활도를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따뜻한 바닥의 온기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포 콘크리트 속에는 공기층이 형성된다. 이 공기층은 따뜻한 온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즉 흡음과 단열 보완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 하는 것이다.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나서 기온에 따라 다르겠지만 외기 온도가 10도 이상일 경우 최소 4~5일 정도의 양생기간이 필요하다. 기포 콘크리트 위에 XL 온수 파이프(16mm)를 시공하는데 이를 시공하기 위해서는 핀 고정을 위해 기포 콘크리트가 핀을 박았을 때 빠지지 않을 정도의 강도를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난방을 위한 온수 파이프 설치 작업이 완료되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난방 온수 파이프에 수압이나 공기압을 걸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혹시나 방통 모르타르를 작업하기 전에 배관 파이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방 배관 작업을 하고 나서 바로 방통 모르타르를 타설 하여 미장 작업을 진행하면 모를까 타 공종의 작업 시 부주의로 인하여 난방 배관에 구멍이 나거나 훼손될 수 있다. 따라서 난방 배관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알 수 있게 수압을 걸어 두어야 한다.
'송당일경' 현장은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6일 뒤에 난방 배관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방통 미장을 진행했다. 방통용 모르타르는 1:3 비율의 모르타르를 레미콘 회사에 주문하여 장비로 타설 한다. 신축 현장에서는 방통 모르타르로 바닥 미장을 하는 것을 줄여서 방통 미장이라고 한다. 기포 콘크리트와는 다르게 방통 미장은 모르타르를 타설 하고 나서 바탕면이 유리면처럼 깨끗하게 쇠흙손 작업을 해야 한다. 바닥에 타설 한 모르타르가 양생이 되면서 구덕구덕해지는 시점이 있다. 이를 '물때'라고 하는데 기온에 따라서 언제 나올지 모른다. 그래서 최종 쇠흙손 마감을 위한 물때를 확인하기 위해 방통 미장공이 현장에서 수시로 확인하며 항상 대기하고 있다. 여름철이라면 방통 미장 타설 후 5~6시간 후면 물때가 되어 빨리 작업을 마칠 수 있지만 겨울철이라면 다음날 새벽에 물때가 올 수 있다. '송당일경' 방통 미장은 오전 10시에 타설을 완료했는데 저녁 7시가 돼서야 바닥 쇠흙손 작업이 끝났다. 물때가 더 늦게 나올 줄 알았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루종일 함께 대기했던 바닥 미장공은 나이대가 30대 초반이었다. 바닥 미장 경력이 얼마나 되었냐고 물어보니 군대 가기 전부터 미장일을 배워서 현재 8년 차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가 고향인 제주 청년이었다. 요즘 건축 현장에 전문 기술을 젊은 기능공을 찾아보기 힘들다. 타일도 그렇고, 벽돌 쌓는 것도 그렇고, 가설 비계 설치 작업도 그렇고 전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다. 내가 아는 타일 작업자만 해도 70대 후반이다.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순수 대한민국 건축 기능공들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통 미장 공사가 완료되었다. 이제 3일 동안 양생이 잘 될 수 있게 출입을 통제시켜야 한다. 이제 내부 마감 작업을 준비하고 목공팀을 구해야 한다. 방통 공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