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길을 따라 걷다

프롤로그

by 은섬


오즈의 마법사, 어린 시절 노란 길을 따라 걸으며 겪는 도로시의 모험 이야기를 좋아했다. 동화책으로도 읽고,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신나게 부르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하면서 말이다. 커서는 이야기 속에 숨겨진 여러 사회비판적 비유를 찾으며 미국사 강의를 함께 듣던 동기들과 밤새 토론을 벌였다. 내가 도로시였다면 어땠을까? 집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회오리바람은 무섭겠지만 토토와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그렇게 노란 길을 몹시도 걷고 싶던 열 살의 꼬마는 마흔이 되던 해에 마음속 노란 길을 찾아 떠났다. 산티아고 길이다.


노란 길이 실제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무척이나 가슴이 뛰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하산길에서 눈사태를 만났던 때다. 만년설이 발을 구르며 내는 천둥소리를 겸허하게 듣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고립 속에서 한 할아버지가 산티아고 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스페인에 있다는 그 길은 노란 화살표를 따라 걷는다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 길은 언젠가 내가 걸어야 할 길이 되었고 정말 그 길을 걸었다.


꿈꿔왔지만, 정작 쉽지만은 않은 길. 당시 그 길은 국내에 참고할 정보가 거의 없었고, 정보가 있다 하더라도 장거리 걷기는 개인차가 큰 영역이어서 텍스트로 전달되는 간접경험은 현장에서 차이가 컸다. 지금은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에 오히려 혼란스러울 정도라 산티아고 길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분들께 조금 먼저 그 길을 걸은 경험자로서 사소하지만 실제적인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추려 짧게 적어 보고자 한다.


"Buen Camino!"

(부엔 까미노!)



산티아고 길 Camino de Santiago(까미노 데 산티아고)는 우리말로 '성 야고보 길'인데, 야고보 사도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Catedral de Santiago de Compostela)까지 이르는 모든 순례길을 말한다. 중세 때부터 이어진 순례자 행렬은 천 년의 시간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그중에서 내가 걸은 프랑스길(Camino Frances)은 프랑스의 생장 피에드 포트(St. Jean Pied de Port 이하 생장)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를 거쳐 피스테라(Fisterra)까지의 900Km였다.

2월 파리와 루르드,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 파티마까지 총 42일의 일정이었고 그중 생장에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29일, 피스테라까지 33일의 순례길 숙식 경비는 800유로 정도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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