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에서 텍스트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스레드(Threads)를 출시한지 약 3주 정도가 지났다. 첫 일주일의 열기에 비해 그 인기가 조금은 시들해진 것 같지만 역시 최근의 주목받고 있는 앱인 것은 분명하다. 트위터와 비교되면서 앞으로의 성장성과 행보에 대해 주목받고 있는 스레드를 7가지 코드 관점에서 분석해보려고 한다.
스레드는 제작(0 to 1)이냐 확장(1 to n)이냐 하는 관점에서는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이 가능하고, 초기 바이럴이 일어나게 되면서 나흘만에 1억명이 다운로드를 하는 역대급 기록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앱은 기존의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던 기능들과 연동성을 가지고 오면서 신규 앱 치고는 완성도도 있는 편이라고 느껴졌다. 다만, 아직 메세지 기능, 태그, 해시태그, 검색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있는 점에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부분도 충분히 존재한다. 내가 생각하는 스레드의 사용자-완성도 관점의 위치는 완성도가 충분하지는 않은 0 to N 이라고 생각이 된다.
스레드는 기존 텍스트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와 많이 비교되고 있다.
트위터는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기반으로 게시글이 추천되고 운영된다. 추천 탭과 팔로우 중 탭이 각각 노출되면서, 추천 탭에는 사용자의 관심사에 적합한 게시글을 큐레이팅하여 제공한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도날드 트럼프' 등 미국 주요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정치적이라는 인식도 가지고 있으며, 주요 사용자가 남성인 점이 특징일 것이다.
스레드는 트위터의 다소 정치적이고 전투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친근한 공공 공간, 일상"을 키워드로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기반으로 스레드 계정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미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 자동으로 팔로잉된다. 또 게시글도 팔로잉한 사용자들을 게시글만을 보여줌으로써 "친근, 일상"을 추구하는 스레드의 전략이 녹아져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사용자들이 스레드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반말로도 많이 소통하고 있으며 혼잣말하는 느낌으로도 글을 남기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와 비교해서 편안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두 서비스 모두 텍스트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임은 분명하지만, 지향하는 지점이 다른 건 있는 것 같았다.
- 최소 기능 제품(MVP): 스레드의 최소 기능은 "텍스트를 업로드하고 팔로우하는 사람의 게시글을 볼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하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텍스트만 추가해서 글을 올릴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면서 사용자가 이미지 기반의 콘텐츠가 때로는 버겁고 텍스트만으로 간단히 글을 올리고 싶어 한다는 니즈를 발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최소 매력 제품(MLP): 스레드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 중에 하나는 "텍스트 기반" 그리고 "인스타그램 계정과의 연동"에서 오는 쉬운 사용성과 접근성이라고 생각된다. 이미지가 없어도 텍스트만으로도 글을 올릴 수 있고 (멋있는 척 안하고) 편하게 올릴 수 있다. 계정도 인스타그램과 연동되어 있어서 쉽게 가입할 수 있고, 스레드의 게시글을 인스타그램에도 간단히 노출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새로 가입하는 것에 대한 허들을 낮추면서 업로드를 간편하게 만들어 둔 것이 스레드를 매력적으로 보여주게 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아직 메세지 기능이나 검색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스레드에서 우선 시 하고 싶었던 가치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이나 '사용자가 보는 콘텐츠' 보다는 '사용자가 올리는 콘텐츠'에 집중해서 출시했다고 생각된다.
직접 앱을 출시하며 개발을 통해서 시장에 신규 진입했다. 메타 그룹에서 스레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며, 빠르게 성장시키고 싶어 직접 개발했다고 생각한다.
개발 외의 시장진입 방법에는 인수, 제휴 등이 있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전환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스레드는 경쟁사들이 만들어 놓은 높은 전환비용을 어떻게 뚫었을까? 모두 알다시피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바로 가입이 가능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이렇게 빠른 앱 다운로드 속도에는 전환비용을 최대한 낮춘 메타의 한 수가 있었다.
- 단위 경제학, 즉 제품 단위로 보았을 때 스레드는 "디지털 상품"에 해당한다. 초기 높은 비용이 들었겠지만, 한계 비용은 매우 낮기 때문에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이 나게 되면 효과적으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스레드 앱에서 뚜렷한 수익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 광고가 스레드의 주요 수익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레드에서 직접 광고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스레드를 통해 얻은 정보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개인 맞춤화된 뾰족한 광고를 제공하면서 광고 수익을 더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스타그램 계정으로만 스레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런 스멜이 느껴진다.)
- 고객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바이럴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어 CAC(고객획득비용)이 크게 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무리 연동성이 좋다지만 사용자들이 빠르게 스레드를 다운로드 받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건 아마 "관계성"이라는 내적 동기가 자극된 것으로 보인다. 즉 다른 사람들과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어 "주변 사람들이 쓰는데 나도 한번 써볼까?" 하는 심리가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레드는 빠르게 사용자를 묶어둘 방법을 마련해야할 것 같다. 현지시간 21일 기준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1,300만명으로 지난 7일 대비 70% 급락했으며, 이용자들이 스레드 앱에서 보내는 평균 시간도 19분에서 4분으로 감소했다. 화제성이 한차례 지나가고, 이제 슬슬 실제 사용자만 남아가는 추세인 것이다.
(참고한 기사: https://www.yonhapnewstv.co.kr/news/MYH20230722005600641)
스레드에서도 이를 인식했는지 인스타그램 계정에 스레드 계정으로 바로 가는 버튼이 추가되었다. 앱 사이의 이동을 간편하게 만들어 자주 방문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것이다.
더 나아가 메세지을 추가한다면 사용자들 간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면 고착도가 증가하지 않을까?
스레드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처음 마주하는 앱이었음에도 어렵지 않게 사용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스레드에서 사용하는 UI, UX, 아이콘이 기존의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던 것과 유사하고, 일부는 트위터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구글독스를 만들면서 엑셀의 UI, UX와 유사하게 가져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사용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개념을 스레드에 녹여내어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인스타그램에서는 DM으로 전송하는 버튼(종이비행기 모양)이 스레드에서는 다른 앱에 공유하기 버튼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조금 헷갈리는 사용성이라고 생각되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공유하기 버튼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스레드는 서비스 유형 중에서는 UGC(사용자 생산형 콘텐츠)에 속할 것이다. 사용자가 앱에 머무는 시간(ToS, Time On Site)가 광고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앱에 오래, 자주 머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럴로 사람을 많이 데려오거나 앱에 오래 머물수 있도록 콘텐츠를 많이 추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스레드는 특히 소셜앱이기 때문에 월간, 주간 사용자수보다도 일간 사용자수(DAU)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더 적합할 듯 하다.
UGC 서비스에서는 90%의 눈팅, 9%의 가끔 포스팅, 1%의 크리에이터라는 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90%를 9%로, 9%를 1%로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콘텐츠가 많아지면 사용자들의 체류 시간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빠른 앱 다운로드 수 만큼이나 일간 사용자수도 빠르게 감소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신규 효과'이다. 신규로 도입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초반에 흥미를 느껴 유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지만, 이제 그 영향이 어느정도 빠지고 있다. 어느정도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 때, 실제 스레드에 남은 사용자 수가 나타날 것이다. 앞으로의 사용자 수와 사용자들의 특성을 살펴본다면 좋을 것 같다.
스레드는 아직 유럽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하였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다양한 소셜 서비스를 가진 메타가 소셜 네트워크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냐는 측면에서 규제되고 있다고 한다. 이 케이스를 보면서 유럽이 다른 나라들보다 이런 규제가 더 까다롭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트위터에서는 스레드가 트위터의 소셜 커뮤니티를 카피했다며 "지적재산권 침해"를 사유로 고소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https://www.etnews.com/20230707000244
법적인 부분이 확장을 막기도 한다는 걸 배워서 이런 법적인 부분도 잘 헤쳐나가야 스레드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레드는 친근, 일상을 키워드로 소셜앱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실제로 스레드에서는 반말로 이야기를 한다거나 혼잣말을 하는 것 같은 게시글들이 많이 보여진다.
브랜드 피라미드는 (1)기능 (2)기능적 혜택 (3)감정적 혜택 (4)브랜드 개성 (5)브랜드 본질로 이루어져 있다.
스레드의 (1)기능은 텍스트로 글을 올리는 것, 팔로우 하는 사람의 게시글을 볼 수 있는 것, 리트윗을 할 수 있는 것일 것 같고 이로 얻는 (2)기능적 혜택은 친구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감정적인 혜택부터는 시간이 지나 스레드의 사용이 안착된 이후에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스레드의 사냥 모델은 파리이다. (1000만명에서 10달러씩을 얻는다) 따라서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고객을 데려와야 하며, 바이럴 마케팅이나 사용자가 생산하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현재 사용자들이 스레드의 게시글을 인스타그램에 연동하여 올릴 수 있게 함으로써 (돈을 들이지 않는) 바이럴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레드 앱이 처음 출시할 때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등 셀럽들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아마 이것이 영업이라는 카더라가 있긴 하던데) 셀럽들이 사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기심 많은 사용자들이 빠르게 유입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트위터 유료화 등 크고 작은 이슈가 많던 와중에 (+마크 쥬크버그와 일론 머스크의 격투기 논쟁이 한참이던 와중에) 스레드가 출시되어 더욱 주목받고 비교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과연 스레드는 어떤 소셜 서비스로 성장할 지 앞으로가 많이 궁금해진다.
7가지 코드를 읽고 스레드를 그 관점에 맞춰 분석해보니 보게 되는 시야가 조금은 넓어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