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케리어와 짐을 정신없이 챙겨 게이트를 빠져나오면 육지와는 사뭇 다른 날씨를 실감하며 비로소 제주에 왔음을 느낀다.
어떤 여름날은공항 주차장 야자수 나무가 매서운 바람에 휘청이는 모습을 보며 바람 많은 제주를 실감하며 생각보다 쌀쌀하고 을씨년스러움을 느끼는가 하면, 어떤 겨울은 육지의 추운 날씨 탓에 두터운 점퍼를 입고 왔지만 공항을나오자마자 입고 왔던 옷이 제주의 날씨와 맞지 않는 무겁고 불편한 옷임을 실감하게 되어 꾸려온 짐을 어디서 어떻게 다시 정리해야 하나 고민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같은 대한민국이지만 제주 날씨는 육지와는 사뭇 다른 대한민국 최남단 섬의 날씨이다.
변화무쌍한 섬 날씨
제주는 해양성 기후로 연중 난류가 흘러 온난하지만 섬 한가운데 한라산이 우뚝 서 있어 지형적 특성상 동서남북의 날씨 변화가 크다.
이런 제주 날씨는 육지보다 한 계절 또는 반 계절 따뜻한 날씨 이거나, 바람 부는 어느 날은 체감 온도가 낮아 여행을 준비하며 옷을 챙기기에 다소 까다로운 여행지이다.
같은 제주 안에서도 동서남북에 따라 기온이 4도씨가량 차이날 때가 있고, 어느 지역을 여행하냐에 따라 또 다른 계절을 느낄 수 있으며, 제주의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한라산의 날씨는 해안지역보다 7도~8도가량 낮아 같은 시기에도 불구하고 두 계절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하얗게 덮인 한라산과 푸른 초원
이곳에 사는 10년 동안 제주의 지인들로부터 서로 자주 묻거나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여기는 눈이 오는데”, “여기는 비가 오는데”, “그곳 날씨는 어때?”라고 물으면, “이곳은 해가 쨍쨍한데”, “곧 비가 올 듯이 먹구름이 가득해”라며 내뱉는 말이 같은 제주가 아닌가 하며 서로 신기해한다.
제주의 동쪽과 서쪽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람이 많아 기온과는 상관없이 체감 온도가 낮아 봄과 가을에 바람막이 점퍼 하나는 필 수 템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이처럼 제주는 같은 시간 서로 다른 계절과 날씨를 느끼는 것이 평범한 일상이다.
여행지를 이동하면서 느끼는 여행자들은 그저 섬의 날씨라 변화무쌍한가 보다 생각하겠지만, 지역마다 날씨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그저 단순히 변덕스럽다고만 느끼기도 할 테다.
제주 또한 대한민국의 어느 곳처럼 분명한 4계절이 있다. 그리고 육지보다는 좀 따뜻한 남쪽나라라는 특색 이외에도 각각의 계절 마다에도 제주만의 특색이 있긴 하지만....
-제주 여행 tip 두 번째-
같은 계절, 같은 날, 같은 시간
제주는 여러 계절과 여러 날씨가 공존한다.
여행 준비의 첫 번째 숙제인 짐 꾸리기를 할 때, 꼭 제주의 변화무쌍한 날씨와 여러 계절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준비를 하기 바라며, 같은 시기에 여러 계절을 느끼는 신비한 경험과 그런 제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여행 코스를 잘 정하여 다양한 감정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2월 초, 제주 남쪽의 어느 해안은 샛노란 유채꽃과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의 기운과 함께 따스한 온기를 느끼는가 하면, 한라산 백록담에 쌓인 하얀 눈과 그 주변의 고사목에 앉은 상고대는 겨울왕국을 연상케 하고, 1100 고지 휴게소 또는 성판악 휴게소에서 눈썰매를 타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천진난만한 웃음과 함께 눈 뭉치를 들게 만드는 순수한 경험을 만나게 된다.
12월 말 어느날 서로 다른 제주의 모습
그리고 해 질 무렵 서쪽의 어느 오름에 오르면, 노을로 붉게 물든 하늘과 함께 바람 때문에 한쪽 방향으로 모두 인사하듯 누운 갈대가 누렇게 일렁이는 모습은 가을동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안덕과 대정지역의 마늘과 브로콜리 밭 그리고 같은 시기는 아니지만 초겨울 성산지역의 월동 무 밭 등은 쌀쌀한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드넓은 밭에 초록이 물들어 어느 해외의 초원을 연상케 만드는 풍경이다.
다양한 계절이 공존하는 제주
이렇게지역에 따라 변덕스럽기도 하고같은 공간 다양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날씨를 고려해산과, 숲, 오름과 들녘, 그리고 해안가 등 다양한 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여행코스를 세우거나, 무리가 될 수도 있지만 일정별로 지역을 달리해 여행지를계획한다면, 같은 시기또는 같은공간에서여러 계절과 날씨를볼 수 있어,다양하고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다른 색깔이 어우러진 사진 한 장에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기억까지 담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