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방법-한달동안 매일 물건버리기

돌고 돌아 나만의 미니멀 방법 찾기

by 하루

- 넷플릭스 다큐의 미니멀리즘 두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하기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사사키후미오의 삶의 가치 생각해보기

- 1일1폐 해보기

- 곤도마리에식 '설렘' 추구해보기

- 알라딘책판매, 옥션중고판매, 당근판매,

당근무료나눔, 아름다운가게 기부 등등


결국 돌고 돌아 나만의 방식 찾기!

미니멀 과정의 제 방법을 공유해보겠습니다.


1. 갖고 있으면 아픈 추억이 먼저 떠오르는 것부터 비우기 - 곤도마리에의 '설렘?'

그런 것 없잖아...망할!


아무 것도 없는 시절에 태어났기에...

1년에 한번씩 하는 이사는 리어카에 짐을 다 싣고도 충분히 남았다. 지겹도록 리어카를 밀었다. 고등학생이 되서야 그런 이사는 끝이 났다.


양말도 옷도 구멍이 나야 버리는스타일이다.

그것도 수십번 꿰매서 더이상 꿰맬 것이 없어야 버린다. 그래서 미니멀은 어려웠다.


그런 내가 미니멀을 접하기 전에

소중했던 책을 시집장가 보내고 이후엔,

보면 화가 나는 물건들을 비우기 시작했다.


그 옷과 물건들 속엔 누군가의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 준 사람은 본디 자기는 필요하지 않아서 순수한 의도로 준 것이였는데...


"쟤는 그냥 다 받아. 좀 거지 같아."


순수한 의도로 준 인형은 단 한사람의 말로 거지가 되었다. 그래도 받았다.

아이에게 인형을 사 줄 돈의 여유가 없었다.

그게 무어라고. 그렇게 감정소모가 있었는데도 못 버렸다. 미니멀을 접하고 이건 좀 쉬웠다.

역시 멀쩡한 건 당근하고 더러운 건 버리고.

그제서야 마음속의 초라함과 아이에게 이깟껏도 못 사주는 부모라는 부끄러움이 사라졌다.


나를 스스로 위축하게 만들었던 물건들이 사라지자 나쁜 기억이 조금은 희석됐다.

그 물건은 애초에 받는 것이 아니였다.



2. 그때는 맞고 지금은 맞지 않는!

쓰지 않는 물건 비우기-사진으로 기록 남기기


아이가 성장하면, 그리고 상황이 바뀌면 없던 물건도 필요해진다. 그런데 아이의 성장만큼 시간이 지나면 너무 멀쩡해도 필요하지 않는 것들이 생긴다. 처음엔 그래도 언젠가 쓰겠지.

그럴 일은 안 생긴다. 세월이 흐를수록 물건의 양만 자꾸 늘어날 뿐이다.


미니멀을 만난 후 결심이 섰다.

옥션 중고판매! 이후엔 당근판매!

책은 알라딘을 통해 비웠지만 여전히 못 비운 것들. 그런 것들을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헐값으로 정리했다. 그만큼 집안일은 줄었다. 처음엔 그 모든 것들이 쉽지 않아

사진으로 기록했다. 비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3. Less is the more! 아무 것도 사지 않기!


원래도 안 샀다. 돈이 없어서.

그리고 굳이 돈을 쓰고 싶지 않아서.

우린 그걸 짠순이라 부르지.

자의반 타의반 '짠순이 인생!'

심장에 소금을 뿌린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반지하를 벗어나야 된다는 신념하에 치열하게.


그러나 나와 아이만 치열했다.

고달퍼서 물건들을 가지고 가서 고물상에 팔기도 했다. 돈이 너무 필요한데 없었다.

짠순이 생활이 토가 나올 정도로 싫었다.

역겹고 초라하고 부끄러워서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미니멀리즘을 접하고 나서는 오히려 아끼지 않았다. 필요한 것이 전혀 없었다.

사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 모든 것들을 하지 않자 아이를 위한 종자돈이 생겨났다.


그게 나의 비움의 과정이 됐다. 필요하다 싶은 것도 며칠 지나면 대체용품이 생겨났다. 그리고 더 이상 그 무엇도 남겨두지 않기로 결심을 했을 때였다.


내가 죽어도 정리할 것이 없는...

수납함에 담겨진 옷들을 그냥 재활용통에 넣어버리면 끝이다. 무겁지도 않다.

모든 계절을 합쳐야 30벌은 될까.

인간관계마저 미니멀해지고 일마저 미니멀해지니 옷은 그저 적당히 깨끗해보이면 된다.

아직 정리 못 한 것들은 수납장 한 칸을 차지하는 서류들.

죽는 순간까지는 가지고 가고 싶은 사진들. 충분하다. 그저 매 순간 돈이 필요할 뿐이지.


나의 몇 벌 되지 않는 옷들은 충분히 나를 어디든 데려다준다. 비싼 옷들이 아니여서 길거리 어디쯤 철퍼덕 앉아 쉬어가다 될 가벼운 것들.

구름따라 바람따라 흐르고 싶은 나에겐 딱 적합한 옷들이다. 신발마저 자유롭다.



4. 추억의 물건 비우기 : 아쉬우면 사진 찰칵!


인간들이라는 파고를 넘고 또 넘어보니 추억의 물건은 다 거짓이고 사기였다. 추억은 오로지 '나'를 사랑하고 내가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인생이란 파고 속에 쓴 맛만 남고 단맛은 닫혔다. 추억이 아니라 고통이였다.


결혼액자는 갈기갈기 찢어 버렸고...이런...

산에 다닐 때 사진 외엔 행복한 모습이 별로 없네...물건들도 없고...그래서 다 쉬웠다. 아이의 일기장이나 그림들은 그래도 아쉬워 깨끗하게 남겨뒀다.


내 추억의 일기장은 수십권이 있었는데 처음엔 어떻게든 남겨뒀다가 결국 죽으면 다 버릴 사람들 옆에 사는데...이깟껏! 소리지르며 펑펑울다 다 갈기갈기 조각조각 찢어버렸다.

후련했다. 추억은 마음 속에 있지.

심장이 몽글몽글하게...물건에 있지 않으니.




4. 경조사를 비우기


어느날 아주 가깝지만 멀게 된 친척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고모는 내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자기들에게 엄한 불똥이라도 튈까 피튀겼던 그들.


어린 아이를 보살펴준다는 핑계하에 매일 굶기고 엄마로부터 받은 돈으로 화장을 하고 꾸미고 다녔던...

가기 싫었다. 그런데 엄마의 바람으로 갔다.

왜! 내가! 이 쓰레기같은 경조사에 참여했을까.

이후 나는 그들과 연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살다보면 어떤 이유로든 경조사에 가게 된다. 진심 축하가 절로 나오는 경조사도 있었고, 왜?내가 여기있지? 하는 것도 있었다.

어떤 축하자리는 기분이 나빠져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경험도 있었다.


한 장례식장에선 참으로 슬퍼서 한달내내 분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 분의 인생이 생각나서...

단 한번도 활짝 웃지 못했던 그 분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지.

다들 돌아가신 그 분을 애달파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의 옆지기를 걱정한다.

내내 속 다 끓여서 오장육부까지

끝내 다 퍼가신 옆지기의 식사를 걱정하는.

그 후 난 장례식도 비우기로 했다.



이젠 여간해선 장례식도 축하하는 자리의 경조사도 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들을 위해 나를 꾸미고

인사치레를 하고 돈을 쓸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 분의 모습이 떠올라 갈 수가 없다.

사람들이 싫어서...

그리고 아쉽게도 여전히 돈이 없다.

꼭 써야 될 곳이 이미 정해져 있어

나 자신에게도 함부로 내어줄 수 없다.


그러니 가치없는 것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






나의 미니멀의 과정은 매일 버리는 것에서 시작했고 순탄하지 않았지만

'나를 해방시키는 과정'이기도 했다.


초등학교 교과서 어느 글에

'뭔가를 남기고 싶던 고추잠자리의 고뇌의 글'이 있었다. 가을이 되고 고추잠자리가 죽어갈 시기가 되자 고추잠자리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뭔가를 남기고 싶다는 그 욕망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줄'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세뇌 받던 어린시절 교육의 내용이었다.

그게 가치있는 것인가?

소시민인 나에겐 사치이고 애써 채찍질하며 노력할 필요가 없던 것들이었다.


이젠 난 '나를 위한 최선'을 선택한다.

그 분의 장례식장에서 결심했다.

내 오장육부가 끊어지더라도 울면서 살더라도

웃기 위해 노력하고 나를 위해 살자고...

원망과 자책을 비우기 위해 좀 더 단단해지자고.



<사진:가을 어느날, 임진각에서 노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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