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와 빵-겨울판화 6/기형도
램프와 빵
-겨울 판화 6
# 요절한 시인 기형도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으로 끝나는 <엄마 걱정> "나의 생은 미칠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로 끝나는 <질투는 나의 힘>은 널리 알려진 시였지만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던 <우리 동네 목사님> 은 처음이었다. 기형도의 시집은 아들이 선물 받아 책꽂이에 꽂혀있었는데 그냥 지나쳤던 걸 그 순간, 후회했다. 시인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니 시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문학관 2층 도서관 창가에 앉아 시집을 펼쳐 들었고 그때 짧지만 임팩트 있는 시 <램프와 빵 - 겨울판화 6>를 만났다. 이 만남은 재작년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겨울, 이맘때였다.
#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생전에 써서 남긴 시를 모아 엮은 유고시집이다. 제목을 시인이 정할 수 없었고 평론가 김현이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 한 권의 유고시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는 <빈집>에 나오는 첫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 광명시 기형도문학관
기형도 시인이 자랐던 경기도 광명시에 그를 기리기 위한 문학관이 2017년 개관되었다. 2층에 작은 도서관이 있고 도서관 뒤쪽으로 산책할 수 있는 공원도 있다.
음미할수록 좋은 게 진짜 좋은 시가 아니던가. 그가 떠났어도 추앙받는 이유가 아닐까.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시인은 죽어서 이름뿐만 아니라 시까지 남겼으니 두배로 산 셈이다. 짧지만 굵은 삶!
"고맙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저희들을 겸손하게 만들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