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김재진
나이
오는 때는 알 수 있어도 가는 때는 알 길이 없어
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가는 것은 슬픔으로 남는다.
오면 가기 마련이지만 정해진 순서는 없다.
너무 갑작스럽지 않으면 좋으련만, 그 조차도 알 길이 없다
한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자리에서
뜻밖의 젊은 죽음에 대해 마주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이가 들수록 가까워지는 죽음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그렇다.
장례식장을 나오는데
사촌이 프사에 올렸던 시가 떠올랐다.
나이 든다는 것은, 으로 시작하는 시
+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안한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위령감사송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