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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중학교에서 어떤친구와 생활할까1

학생에게 물총 맞은 날

by 라떼홀릭 Sep 27. 2023


  우리 아이가 중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도 우리 아이가 사회에서 만나게 될 학생들과 똑같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자들의 범죄를 막을 수 없듯이, 학부모의 힘으로 우리아이와 결이 다른 학생들을 떨어뜨리거나 비슷 비슷한 아이들로 곁에 둘수 없다. 나의 첫학교는 서울 유명 학군지였고, 발령받았을때는 정말 설렘반 걱정반으로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어떻게 교과지도를 할까만 고민했었던 기억이 있다.



  서이초 선생님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나니, 나의 신규 2년 차 그 아이들이 떠오른다.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지워버렸지만 어리고 어린 선생님의 자살은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교사라면 누구라도 그런 기억을 여러 개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나의 뇌의 한구석에 밀어 넣고 꺼내려하지 않는 편이다. 나의 가족에게도 그런 일화를 일일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공감을 받고 싶지만 교사가 아닌 남편은 그 상황을 왜 훈육하고 넘어가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서이초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몇일 후에 그 선생님 교실이 보이는 창문 앞에 서서 꺼이꺼이 울면서 나를 괴롭혔던 학부모와 학생의 기억을 꺼내보게 된다.


  오늘은 20대 어느 날 학생에게 물총 맞은 날이 떠오른다. 그 학생은 전교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학생이었다. 수업시간에는 자리에 잘 앉아있지 못하고 어디론가 떠돌아서 잡아와야 하는 적이 많았다. 중학생이나 되었지만 옭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들정도로 교칙을 모두 어기는 학생이었다. 물론 담임인 나와는 지도를 많이 받다 보니 사이가 좋지 않았고, 생활지도부에서도 가장 예의주시하는 학생이었다.


  학생이 그 지경이면 부모가 교육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다. 교육이 가능한 학생이면 가정에서도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터, 어머니와 통화도 수십 차례하고 심지어 아버지는 선도위원회가 열리던 날 학생을 교사들 앞에서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어찌 보면 그 학생도 불쌍한 인생을 살았던 것이리라...


  그렇지만 물총을 가져와서 들고 다녀서 복도를 따라다니며 물총을 반납하라고 소리치며 따라오던 나에게 마치 권총을 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쏘던 그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그 학생은 결국 여러 가지 일로 1년 후에 전학을 갔다. 그 당시 담임선생님도 그 학생 때문에 엄청 힘드셨었다. 나중에 이야기하시기로는 그 학생 어머니가 친어머니가 아니고 새어머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나에게 알려주셨다. 비밀이라는 말과 함께... 


내가 수십 번 전화드리고 상담할 때는 우리.... 는 이라는 말을 계속하셨던 학부모님이 나에게는 그런 말을 일절 안 하셨었는데, 새어머니라는 것에 대한 편견이 아니고 혹시라도 나에게 미리 언질을 주셨더라면 '학생을 더 잘 이해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이미 중학생이 되어버린 그 아이는 부모의 말도, 교사의 말도, 그 누구의 지도와 조언에도 바뀌지 않았다. 단지 도망치듯 전학을 떠났을 뿐... 결국 전학 간 학교에서 우리 학교에 다시 전화가 와서 그 학생이 많은 사고를 치고 있다고 알려주며 푸념을 하셨다고 한다. 이미 10년도 더 된 이야기니 그 학생은 지금 사회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 학생과 같은 반이었던 학생이 고등학교 갔을 무렵 나를 찾아와 감사인사를 하며 그 학생이 지금 소년원에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학생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부디 이제는 성인이 되었으니 사회 규범을 지키고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가 15년 전에 만난 학생들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지만 이제는 나의 이런 기억속의 학생과 비슷한 학생들이 너무 많아져 이런 친구를 나의 학급 친구로 만날 학생들이 너무 많아졌다는게 안타깝다. 나또한 이 정글 같은 학생들 속에서 교권 침해를 당하지 않고 오래 교직생활에 남아있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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