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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by 김사장 Jan 19. 2025

유동인구가 많은 편의점을 빼면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은 거의 골손님 일 것이다.

상품구입하러 오는 시간도 사가는 품목도 크게 변함이 없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느 동선에서 무얼 갖고 올건지 뻔히 보이기도 하고

같은 양에 술과 같은 양에 담배, 라면, 커피 음료 취향까지도 뇌에 입력이 될 정도로 변함이 없다.

퇴근하며 항상 같은 양에 소주 한 병과 담배를 사가는 50대 초반에 아저씨가 있다.

몇 년째 단골이지만 그는 매장에 들어설 때 항상 걱정이 많아 보여 말 걸기가 쉽지 않아 소비자와 판매자가 하는 형식적 말 외에는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놀러 왔다며 매장에 앉아서 커피 좀 마셔도 되냐며 한쪽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손님들이 왔다 갔다 할 때는 모르지만

손님이 없는 조용한 시간에는 손님들에 대화를 의도적으로 안 듣고 싶어도 간간히 듣게 된다.

두 사람에 표정과 자세는 심각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었고

단골손님에 "내가 파산까지 하고 이곳으로 돈을 벌러 온 걸 알면서도 마누라는 생활비를 많이 안 보낸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고 톡해. 이러니 내가 살 수가 있겠어?"

아마도 자신에 처지를 하소연하고 싶어 친구를 만난 거 같은데 술 한잔 하기에도 부담되어 캔커피로 대신하는 거 같았다.

님들로 그들에 긴 대화를 제대로 듣진 못했지만

전에 다니는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고 자영업을 시작해 그로 인해 파산이 됐던 거 같았다.

그는 집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으며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했고 자다가 그냥 이대로 죽는 게 지금에 소원이라고 했다.

지금도 그에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하루에 소주 한 병과 담배 한 갑은 빼놓지 않고 같은 시간에 구매를 하러 온다.

과자 한봉에 사치도 부리는 법은 없지만

술과 담배를 끊으므로써 그에 소원은 달라질 거란 생각을 속으로 하며 그가 구매한 상품을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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