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나 샷 하나 주세요"
"네!? 미성년자 아니에요?"
"맞아요"
"미성년자가 담배 피우면 안 되는 거 몰라요?"
"지난번에 엄마랑 같이 와서 사갔는데요!"
"네!?? 내가 있을 때 판 건가요?"
"아뇨, 어떤 남자분이 있을 때 사갔어요."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성년자한텐 못 팔아요."
아무런 댓 구도 하지 않고 여학생은 휑하고 가버렸다.
상냥한 말로 대했어야 하지만
누가 봐도 많이 봐야 중3이나 고1로 보이는 학생이
조금에 죄의식도 없이 당당하게 판매를 요구하는 모습이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없어 순간 화도 났고
서비스에 최적화되지 못한 내 성격 역시 대립각을 세우게 했다.
그렇게 한두 시간 지났을 무렵 여학생은
담배를 자주 사러 왔던 한 여성과 매장에 함께 들어섰다.
일주일에 두세 번 쿠바나 샷과 말보로 레드 담배를 사갔던 여성이었다.
왜 항상 두 종류에 담배를 사 갖고 갔는지 해석이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쿠바나 샷이랑 말보로 레드 한 갑주세요."
"네"
"다른 거 필요한 건 더없어?"
"응"
여학생은 나에게 눈을 흘기며 당당하게 매장을 나갔다.
"미성년자 딸이 담배 피우는 걸 못 피우게 하셔야지 엄마가 직접 담배를 사주시는 게 말이 되나요!?"
턱끝까지 올라왔던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내 볕이 못하고 그들이 떠나고 혼잣말로
욕설이 섞인 말을 여러 번 내뱉으며
'제발 부모도 아무나 되게 해선 안돼!!
제발 부모 자격증제도가 필요해.'
닭이 먼전지 달걀이 먼전지 정말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는 모르겠지만 잘못된 걸 알면서도
바로 잡을 생각도 노력도 하지 않고 방임하는 부모가 작게는 가정을 크게는 사회를 망친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너무 화가 났다.
여성은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담배셔틀을 멈출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과연 내가 그 꼴을 언제까지 지켜볼 수 있을지 나에게 너무 화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