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느낀 다양한 감정들을 한 번쯤 정리해보고 싶었어.언제쯤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될까? 난이도가 높게 느껴져. 일단 서울에서라도 가보고 싶은 곳에 가려고. 한강에 떠 있다는서울웨이브아트센터를다녀왔어. 한강뷰 스타벅스에서 음료 한 잔 마시며 물멍하고 왔지. 최근 성과가 나지 않는 일이 있어서 약간 좌절모드였거든.열심히해도 안 되는 일은 있는 법이겠지.
친구들과의 우정을 경험하며 성실하게 공부하는 10대 시절을 보냈어. 20대에는 도서관에서 사랑이 새싹처럼 돋아났어. 그때의 인연으로 우리는 부부가 되고, 아이들이 태어났지. 30대부터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내 삶의 전부는 아이들이었어. 40대에는 여러 변화를 맞이했어. 말 잘 듣는 며느리로만 존재해야 하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어. 내 인생을 생각하기 시작했어. 백세시대에서 이대로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어. 물론 사십여 년 직장생활을 하고, 60여 년을 함께 사시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고작 몇 년, 십여 년이겠지만, 요즘 시대상이 그런 걸 어떡하겠어. 시대에 맞게 살아야지. 내가 어려움을 겪은 시집살이가 엄마는 40대에 끝난 셈이니까.
나는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없어. 나약한 의존형 인간인가? 결혼 전에는 부모님 품에서 결혼 후에는 남편 품에서 머물렀어.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이 편한 느낌이었지. 내가 뭔가 이루어야겠다는 포부도 없었어. 젊을 때는 연약해서 체력이 약했고 결혼해서는 몸무게가 늘어서 지금은 나이 탓으로 체력이 약해. 매일 조금씩 꾸준하게 할 생각을 해야지 한꺼번에 몰아서 밤새 일을 할 수도 없어. 몸이 힘들어하니까. 물의 끓는점을 생각해 보면 100도에 도달하지 못한 일들이 많게 느껴져. 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증도 여러 개 있지만, 경력단절된 나에게까지 자리가 올까? 적게 벌어도 월급 생활에서 벗어난 지금이 좋아. 많이 번다고 자산이 늘어날까? 직장생활, 인간관계 등 더 피곤하고, 씀씀이만 더 커질지도 몰라. 물론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가 있다면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 5060이 지금보다 더 나을지 더 나이만 드는 걸지 어떨지 그 누가 알겠어?
잠원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아크로*** 아파트
한강뷰 스타벅스에갔다 와서인지 매일 거실에서 바라보는 한강뷰는 어떨까 싶더라. 자꾸 보면 별 감흥도 없고 지겨울까? 지하철역이 멀어서 별로일까? 많이 습할까? 한 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시세가 높다는 것이야. 한강 조망권에 따라서 시세가 들썩이나 봐. 마치 한강유역 쟁탈전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삼국시대 생각도 나. 영구 조망이 가능한지 여부도 중요한가 봐. 한강 조망권 분쟁이 있을 정도야.
한강조망 가능한 아파트 시세 순위에서 17위를 차지한 반포 아크로***는 5개 동, 595세대야. 재건축되어서 2018년에 입주한 곳인데 A타입이 양면 한강뷰이고, B타입이 한 면 한강뷰래. 분담금이 2억 7천에서 3억이었던 것 같고. 그러고 보면 둔촌주공의 평균 분담금 1억 2천은 양호한 편이네.
아실에서 살펴본 실거래가, 한강뷰에 전세로 사는 사람들도 자가는 세를 놓았겠지.
'2023 세계 최고 부자 도시 보고서'에서 2022년 말 서울에서 100만 달러이상 자산 보유자가 9만 7천 명으로 나왔어. 1억 달러 이상은 229명이고, 10억 달러 이상은 24명으로 세계 16위를 차지했다고 해.(한국경제 TV) 한강뷰 아파트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다지만 그들만의 리그겠지. 한국인 백만장자는 2022년 기준으로 약 125만 4000명으로 전 세계 백만장자 가운데 2%를 차지한다는 기사도 봤어.(매일경제) 여기서 백만장자는 13억 4천만 원에 해당하고, 부동산, 주식, 부채를 뺀 순자산을 말하는 거야.
부모로부터 물려받아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더 많을까? 자신이 성공해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더 많을까?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물질만 물려받는 것은 아니니까. 돈으로 키우지 않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 건강하게 길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 여든 이후의 삶을 보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 나의 부모님이셔서 감사하게 생각해. 어떤 종교나 구속, 강요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 나는 자식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
부모님과 자식들을 보면 나는 성공해야 하는데. 알을 깨고 나오기가 쉽지 않아. 어쩜 내가 가는 길은 영혼을 다듬는 일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