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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스한 Mar 23. 2024

안녕? 나의 첫 번째 꿈. 내 어린 시절.

첫 꿈을 꾸다.

안녕? 나의 첫 번째 꿈. 내 어린 시절.



"안녕하세요!"



지나가는 아는 어른에게 제법 큰 소리로 인사하는 아이. 나는 꽤 씩씩한 어린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시절 아빠가 장남이었던지라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었는데, 첫째 딸로 태어나 집안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했더란다.        


똑똑해지라는 어른들의 바람에 책을 전집으로 잔뜩 갖다 놓고 읽혀주어서인지 글도 일찍 떼고 말도 또래보다 매우 일찍 늘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천재인 줄로만 알고 그 시절 '노벨과 개미'학습지를 1살 아이에게 시키기도 했단다.               


덕분에 자기 전에 책을 산더미로 가지고 와 다 읽어주지 않으면 엉엉 울고 떼를 부렸다.        


슬플 때 한 번 울면 서너 시간을 우는 울보에다 떼 보. 대신 겁은 많아서 파리채로 아주 혼이 나면 다음부터 그 행동은 고쳐지곤 했다.      


웃기도 잘 웃고 울기도 잘 울고 내 마음을 말로 표현도 잘해서 엄마는 그렇게 걱정 없이 첫째를 유치원으로 보내게 된다.      


유치원 생활도 꽤 잘했지만, 매우 많이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자아이들이 조금만 놀려도 심장이 벌렁거리며 눈물부터 났던 어린 나다.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다른 여자아이를 좋아한다고 우리 반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서 귀가할 적에 선생님이 읽어주는 다른 여자를 향한 그 남자아이의 사랑편지를 듣고 7살 마음에 구멍이나 눈물을 꾹 참고 집에 와서 엉엉 운 적도 있었다.          


그 여자아이가 되고파서 엄마에게 대뜸  "나도 곰돌이 원피스 사 줘."하고 원하는 곰돌이 원피스를 찾을 때까지 마트를 뱅뱅 돌다가 결국, 못 찾아 집에 와서 또 엉엉 울며 나의 어린 첫사랑은 그렇게 끝났었다.     


선생님께도 애교를 떨어 예쁨을 많이 받고 원장님께 고사리손으로 편지도 쓰고, 크리스마스에는 변장한 산타를 보고 기절하듯이 울며 그렇게 나의 유치원 생활은 무사히(?) 끝났다.               


내가 그 동네에서 중학생이 될 때까지도 내가 나온 유치원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안녕하세요!"               


내가 아는 어른인 유치원 원장선생님을 만나 인사하면 원장선생님은 반갑게 웃으며 내게 인사해 주셨다.            

 "어머! 이렇게 컸구나!"              


하며 내 이름을 불러주시고는 꼭 안아주시는 날도 많았다. 표현하는 것도 좋고, 표현받는 것도 좋았던 나는 그 따뜻한 품에 안기며 '나도 이런 멋진 어른이 되어야지.'어렴풋이 생각했었다.        


그렇게 삐뚤빼뚤 서툰 한글을 쓸 수 있게 된 나의 첫 꿈은 과학자. 당시 뜨거웠던 과학자의 인기로 부모님의 소원이 내 꿈이 되었다.


그 이듬해부터는 진짜 내 꿈인 유치원 선생님. 그리고 그 꿈은 고3 때까지 쭉 이어진다. 생활기록부를 떼어보면 어찌나 한결같은 꿈인지.          


고1 때에는 옆 반 친구가 찾아와 나에게     

 "안녕? 네가 이슬이(가명) 구나. 너도 유치원 선생님 되고 싶다고 했지?  나도. 우리 나중에 꼭 유치원 선생님 되어서 다시 만나자!"     

라고 말한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꽤 만화에서나 나올 대사 같지만, 정확히 저렇게 이야기했었고, 나는 눈을 반짝이며 "그래!"라고 대답했었다.            


그리고 정말 성인이 되어 우리는 유치원 교사가 되어 길에서 만났다. 서로 예쁜 우리 반 아이들을 자랑하는 대결을 펼치고 그날은 자기 전 무언가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서 미소 지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대망의 첫 취직 후, 어질어질했던 첫 출근을 했던 날로 되돌아가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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